나의 기도는 점점 더 깊어집니다
나의 기도는 점점 더 깊어집니다
글: 엄마쌤 강민주
요 며칠, 글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핑계는 많았지요.
강의도 있었고,
해피하우스에서 풀도 뽑아야 했고,
국화로 꽃꽂이도 했고,
화분도 정리했지요.
하루하루가 정신없이 바쁘고,
몸도 많이 피곤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써두었던 글조차 발행하지 않고 있는 저를 보며,
저도 모르게 움츠러든 제 마음속 불안을 마주합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두려움.
그건 아마, 최근에 쓴 글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분들에 대한 이야기.
그 참담한 상실에 대해 쓰는 일이
얼마나 조심스럽고, 얼마나 마음을 아프게 했는지요.
저는 오래전부터 그런 분들 앞에서
섣부른 위로를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인과를 설명하며
그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는 생각도 내려놓았습니다.
그런 말들이 얼마나 가볍고 허망하게 들릴 수 있는지,
알기 때문입니다.
자식을 잃는다는 것은…
그건 그 어떤 말로도 다 닿을 수 없는,
깊고 깊은 상처입니다.
그분들의 자리에 제 마음을 잠시라도 놓아보면,
그저 상상만으로도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가슴이 조용히 저릿해집니다.
그럴 때 저는 두 손을 모읍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지난 생의 어리석음을 참회하며 기도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불안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전생을 안다는 것은,
비슷한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되기도 하지만,
익숙한 업은 종종 나를 다시 그 길로 이끌곤 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조용히 마음을 내려놓으며 기도합니다.
아들에게 진심을 담아 사과도 합니다.
“아들,
엄마가 맑고 깨끗하기만 한 사람이 아니라서 미안해.”
다시 한번, 두 손을 모읍니다.
내 자식이 그 누구에게도 해를 당하지 않기를,
그리고 내가 누군가의 자식을 해하지 않기를.
그 기도는 점점 더 깊어집니다.
내가 그 누구의 부모도 아프게 하지 않기를,
그리하여 그 누군가의 자식이 눈물 흘리지 않기를,
내 삶으로 인해 어떤 생명도 다치는 일이 없기를.
오늘도, 세상 곳곳에서
사람이 사람의 생명을 해하는 소식들이 들려옵니다.
얼마나 마음 아픈 일인지요.
부디, 그들 모두가
지나온 업연의 사슬에서 벗어나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에서 있는 모습 그대로
서로에게 복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나무 능엄신주()
* 이 그림은 DALL·E, OpenAI의 이미지 생성 모델로 만들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