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주는 현재 한국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고 모든 가족들로부터 여전히 아주 많 이 사랑받고 있다고 느낀다. 하지만 그녀가 경험한 가족과의 분리는 가족들과 함께 보내 는 생일, 졸업식과 같은 공유해야 할 추억을 함께 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김 희주가 태어나고 가족, 친구, 동료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사회의 문화를 익히지 못했다 는 것도 포함한다. 장애 아동이 가족과 지역사회에서 분리되어 살아간 경험은 가족과 친 구들과의 관계 그리고 사회적 삶에 영향을 준다(Morris, Abbott & Ward, 2002; Shah & Priestley, 2001; 조주희, 박문석, 2019c). 김희주는 가족들에게 “한국에서는 이러면 안 돼”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데 가족과 분리되어 살아온 삶의 흔적이 그녀에게 여전히 지 속되고 있다고 느낀다.
위스컨신에 살고 있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의 아기는 발달장애가 있다. 사랑하는 아들 이 자신의 눈빛이나 감정을 읽지 못한다는 것이 내 친구는 너무 슬프다고 했다. 무엇인가 를 배우면 조금씩 나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의사로부터 들었기 때문에 친구 부부는 아 기를 특수학교 기숙사에 보내기로 했다. 친구에게 언제나 너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했지만, 아기가 어른이 되어 집으로 돌아왔을 때 엄마, 아빠를 가끔은 미워했다고 말한다면 서로 상처받을 것이라고 나는 사실 말해주고 싶었다. 부모들의 아프고 슬픈 마음과 아픈 아이 들의 외롭고 힘든 마음 중 어느 것이 더 무거울까 나는 가끔 궁금하다. 엄마, 아빠가 나를 위해서 유학을 선택했지만 사랑이라곤 느낄 수 없는 나를 챙겨주는 사람들의 손길을 느낄 때마다 내 마음이 얼마나 텅 비어버린 상자 같았는지, 가족들이 나를 보기 위해 베를린에 왔다 돌아갈 때면 내 마음이 찢어져버릴 것 같아서 가슴을 잡고 침대에 누워서 얼마나 울 었는지. 나는 엄마, 아빠가 나를 모른다고 생각했다. 엄마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엄마는 내가 아프다는 이야기 들었을 때 어땠어? 아빠랑 둘이서 손 붙잡고 울었어? 엄마는 말하 고 싶지 않다고, 잊고 싶다고 했다. 아이의 상처받은 마음과 부모의 아픈 마음은 서로 다 른 색깔이라 그 무게를 비교할 수 없는 것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