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교수생활
12월에 되면 교수는 더욱 바빠진다. 학기를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교수가 방학도 있고 연구일이 있어서 쉬는 시간이 많다고들 생각한다. 그러나 교수는 퇴근이 없는 삶을 살아간다. 오전에는 강의하고 채플을 듣고 점심을 먹고(대개는 연구실에서 사발면으로 먹고) 또 다시 강의를 한다. 하루 강의 일정을 마치고 나면 대학구조개혁평가, 교원양성평가 등 교육부에서 요구하는 많은 평가 자료 준비를 위한 교수회의를 한다. 회의가 끝나면 다시 보고서 작성을 시작한다. 행정적인 업무를 끝내고나면 대학원 학생을 위한 야간 강의가 있다. 자신의 커리어 성장을 위해 야간 대학원까지 다니는 학생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격려해주고 싶다. 내가 더욱 열심히 학생을 가르치는 이유이다. 많은 학부 학생들은 내 강의를 학문적인 관심으로 수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 번의 수업에 한 가지는 꼭 배우고 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내가 수업에서 강조하는 주제어는 공정한 교육, 교육의 여성 참여, 장애 학생의 교육기회 접근등과 같다. 다시 12월로 돌아가 보자. 12월 방학이 시작되면 교수는 무엇을 할까? 그동안 미루어둔 연구 논문을 쓰고 학회 활동을 하고 협회 일을 하고 다음 학기 강의 준비도 한다. 그리고 틈틈이 건강도 챙겨야 한다. 건강해야 창의성과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몰입하는 순간 내 인생이 멋지다고 느껴진다. 그리고 내 삶이 가치 있고 나 자신이 소중하다고 느껴진다. 이러한 과정에서 내 삶에 의미와 목적이 있다고 느껴지고 깊은 행복을 느낀다. 나는 방학 중에는 카페에 가서 책도 일고 미술관에 가서 그림도 보고 음악회에도 자주 간다. 모두 글을 쓰기 위한 행동이다. 나는 실험적인 글쓰기를 좋아하고 그러기 위해서 나의 창의력을 잃지 않기 위해 언제나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