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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이라는 요리

슬기로운 교수생활

나는 글쓰기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박사학위 논문을 쓸 때는 잠을 자려고 침대에 누우면 빨리 내일이 되어서 글을 쓰고 싶어서 자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쓰고 싶은 글이 너무 많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논문들은 여성의 고등교육 팽창, 장애아동청소년의 우울증과 자살에 관한 이야기, 장애학생의 전공 선택에 관한 글 등이다. 논문은 마치 요리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제목은 사람들이 읽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게 적는다. 그러고 나서 서론쓰기로 들어간다. 서론은 에피타이저의 역할을 한다. 연구의 배경이 되는 사회적 환경 그리고 연구의 목적을 적는다. 서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연구 질문을 정하는 일이다. 논문이라는 것은 질문에 답을 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한국의 고등교육 팽창이라는 논문을 생각해보자. 한국 대학교의 모든 분야의 입학률과 졸업률을 조사하는 연구를 불가능하다. 따라서 기간(70-80년대)을 정하기도 하고 전공분야(인문계열, 공학계열, 의학계열 등)를 정하기도 한다. 대개 2장은 선행연구 검토를 다룬다. 선행연구 검토는 단순히 이전 연구의 빠진 부분을 내가 채우는 연구를 하겠다는 식의 검토를 하는 것은 저차원적이다. 논문을 쓰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분석틀’에 대한 선행연구를 검토하는 것이다. 이것은 자신이 작성할 논문을 어떠한 방식으로 분석할지에 대한 이론적 틀을 만드는 과정이다. 분석틀이 튼튼할수록 완성도 높은 논문을 쓸 수 있다. 서론이 에피타이저라면 본문은 Main Dish(주요리)이다. 소 챕터(sub-chapters)는 코스 요리가 나오는 방식과 비슷하다. 결론은 디저트이다. 글은 언제나 서론과 결론이 중요하다. 나오면서 쓰는 글은 사람들이 나의 글을 요약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앞으로 나의 글을 또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달콤하고 매력적으로 써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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