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질근질

온몸이 얼룩덜룩

by 서규

무릎 아래쪽부터 근질거렸던 증상은 곧 온몸으로 번졌다. 오른쪽 무릎 아래가 제일 가려웠고 그다음은 무릎 그다음은 허벅지, 곧 골반까지 가려워졌다. 귀찮아서 자르지 않은 손톱으로 긁었더니 금세 빨갛게 두드러기가 올라왔고 피가 날 것 같아 손톱을 짧게 깎았다. 하지만 잠결에 짧은 손톱으로 긁는 건 시원하지 않아 집에 있는 효자손으로 긁어댔다. 하체 위주였던 가려움은 아랫배로 올라오더니 옆구리에서 팔뚝까지 올라왔다.


가려움은 둘째치고 가끔 긁다가 피라도 보게 되는 날이면 지혈도 문제였다. 임신 기간 중에는 피도 묽게 바뀐다던데 카더라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지혈이 잘 되지 않아 휴지로 해결되지 않고 밴드로 마무리하기도 했다. 소양증을 걱정해보기도 했지만 그건 잠도 못 잘 정도로 가려움을 느껴야 하는 증상이라고 하길래 괜히 먼저 약을 먹지 않기로 했다.


우선 이번 주에 산부인과 예약된 진료날에 질문을 해보기는 하겠지만 이미 겨울철 건조함으로 그런 거겠지 진단을 대충 내려놓은 상태라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만삭이 된 시점부터 트지 않던 배를 포함해 온몸이 트고 있고 호르몬으로 착색이 된 건지 온몸 구석구석 검게 색이 진해져 얼룩덜룩한 사람이 되었다. 임신 중기까지 '나는 타고난 피부라 살이 안 터서 다행이다.', '남들이 겪는 임신 증상 없이 생각보다 편하게 지나가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한 게 아주 조금 후회된다.


진짜 임신 증상이 나타나는 건 임신 막달이었구나. 이제 3주가량 남은 출산 예정일도 걱정되지만 오히려 출산 이후에는 이런 증상이 없어지겠지 하는 생각도 들어서 약간은 홀가분해지기도 한다. 지금은 배 안에 품고 있어서 움직임이 무겁고 숨이 차지만 내놓고 나면 정신은 없어도 몸은 가볍지 않을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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