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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배 Aug 16. 2019

국가 혁명당 허경영 대표의 국민배당 과연 가능할까?

국민배당과 기본소득 전격 비교

▲ 8월 15일 국가혁명당이 중앙당 창당식을 열어 허경영씨를 당 대표 및 대통령후보로 추대했다. ⓒ 국가혁명당


지난 15일 일산 킨텍스(제2전시장 6홀 컨벤션센터)에서 국가혁명당은 중앙당 창당대회를 개최, 당 대표 및 당 대통령후보로 허경영을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허경영씨는 혁명공약 33가지를 제시했는데 그 중 배당 혁명이 특히 눈길을 끌고 있다. 그가 주장하는 배당혁명이란 모든 30세 이상 국민에게 국민배당금으로 매월 150만 원씩을 지급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결혼 장려를 위해 20세 ~ 29세 기혼자들에게도 똑같은 금액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것은 최근 이재명 지사의 청년 기본소득 실시, 노르웨이 기본소득 실험, 스위스 기본소득 국민투표 등으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진 기본소득 주장과 유사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허 씨의 국민배당이 기존의 기본소득 한국네트워크가 중심이 된 기본소득 운동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직접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허 씨는 기본소득에 대해 '공산주의적 발상'이라며 자신의 국민배당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대한민국이 주식회사이고, 국민은 주주로서 약 13억 원 정도를 대한민국에 출자한 상태이므로, 배당을 받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5000만 국민이 모두 주주라고 하면서 정작 배당은 30세 이상 국민(20~29세 기혼자)으로 한정하고 있다.

반면 기본소득론자들은 전 국민 모두에게 기본소득이 지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또한 배당을 위한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허 씨는 국가의 1년 예산 400조원을 50% 절약해서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지방자치단체를 없애고, 국회의원 수 100명으로 감축 및 무보수 명예직 전환 등 예산 절약 방안을 제시했다.
 
그런데 이렇게 절약되는 액수를 계산해보면,
 
- 무보수로 매년 국회의원 300명과 보좌관 3000여명에게 지급되는 8,544억 원
- 정당지원금 폐지에 따라 매년 400억 원과 선거 때 800억 원씩
- 지자체선거폐지에 따라 선거예산 9000억, 지자체 의원들의 급여 7904억 원
 
즉 매년 약 1조 7000억 원과 선거 관련 약 1조원 (4년에 한 번) 등 총 2조원의 절감만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뿐이어서 200조 예산 절감 마련 방안의 구체성은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그의 다른 혁명 공약을 보면 결혼수당 1억 원 지원. 출산 시 3000만원 출산수당지급, 모병제 전환, 월남 6.25 참전 생존 용사에게 5억 원 지급. 참전수당 월 300만원 지급. 생일축하금 금일봉 10만원, 가족 사망 시 1000만원의 금일봉 전달 등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정책이 많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8년 혼인건수는 25만 7천 6백건이다. 결혼수당에만 25조 7600억 원이 필요하다. 출생자는 32만 6900명으로 약 9조 8000억 원이 필요하다. 생일 축하금으로도 총 인구 5182만 명에게 지급하기 위해서는 5조 1820억 원이 필요하다. 사망자 29만 7000명에게 1000만원씩 조의금을 지급하려면 2조 9700억 원이 필요하다. 모병제 전환이나 참전 생존 용사 수당 지급을 제외 하고도 43조 7120억 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결국 예산 절감으로 내놓은 방안은 약 2조인데 비해 추가 예산이 필요한 것은 43조를 훌쩍 넘으면서도 200조 이상의 예산 절약을 통해 국민배당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그의 주장은 황당하게 들리는 것이 사실이다.
 
반면 기본소득론자들은 국민 모두에게 월 30만원씩 기본소득을 지급하려면 180조가 필요한데, 국토보유세 등을 통해 OECD 평균조세율인 27.3%로 끌어올릴 경우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면 OECD수준으로 증세를 통한 재원 마련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문제는 또 있다. 그의 혁명공약을 살펴보면 국민수당을 약속하면서도 65세 이상 노인에게 월 70만원 지급. 부부 140만원 지급, 전업주부수당 월 100만원 지급 등을 약속함으로 국민수당과 겹치는 부분에 대한 특별한 설명을 내놓고 있지 않다.
 
이외에도 허 씨는 국민배당을 내세운 이유로 실업으로 인한 빈곤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안을 이야기하는 반면, 기본소득론자들은 기존의 복지 정책이 완전 고용을 목표로 하는 3차 산업 시대의 실업 대책에 머문 점을 비판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로봇과 AI 등에 의해 더 이상 완전고용 목표 도달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노동 여부와 관계없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함으로 강요된 임금노동이 아닌 자아실현을 위한 의미 있는 노동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기본 철학에서도 근본을 달리한다.
 
이러한 허 씨의 국민배당 주장에 대해 한 기본소득 운동가 K씨는
"배당, 기본소득, 혁명 등이 사기꾼과 같이 회자되는 게 유쾌하지는 않아요."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네티즌 L씨는
"원래 돈키호테들이 세상을 변화 시키죠. 다만 광대는 세상을 웃기고 혁명가는 차근차근 세상을 바꾸죠. 세상이 안 바뀌니 광대가 나와서 웃기기라도 해주면 감사한 거죠." 라며 해프닝 정도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노동당이 기본소득당으로 당명 변경을 시도했으나 무산되었고, 이에 당명 변경 시도자들이 노동당을 나와 '기본소득당' 창당을 준비 중이다.
 
이처럼 '기본소득'은 허 씨와 같은 우파 망상가부터 노동당과 같은 좌파 노동운동가들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이 주장하고 있다.
 
과연 '기본소득'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가 되어 우리 대한민국 시민들의 삶 속에 안착될지 앞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 기본소득 한국네트워크에서 기본소득을 알리기 위해 발행한 계간 [기본소득] 창간호 표지. ⓒ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 이 글은 며칠 전 쓴 [국가 혁명당으로 돌아온 허본좌 또 파란을 일으킬까?] 글을 다른 방식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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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혁명당, #허본좌 #허경영 #기본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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