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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배 Apr 01. 2020

'코로나 19 확진'이라는 유학 간 딸의 문자 ㅜㅜ


아내가 황급히 전화를 했다.


프랑스에 있는 딸 아이에게서 카톡이 왔는데..


'코로나 19 확진 판정이 나서 지금 병원에 있다'는 톡이 왔단다..


자신은 연결이 안되니 딸과 통화해보라는 부탁이었다.


많이 당황스러웠다.


후회도 되었다.


다들 해외에 나가 있는 자녀들 귀국하는 것을 보고, 우리 아이도 불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조언에도..


그냥 아이가 잘 판단해서 하겠지요..라고 말하고...아이를 채근하지 않은 것이 가슴에 턱 막혔다.


보이스톡을 해도 아이는 받지 않았다.


카톡에 아이에게 현재 상황이 어떤지? 물었지만 1은 지워지지 않았다.


프랑승 의료체계가 정상 가동되고 있는 것인지?


외국인 유학생이라고 차별 받지는 않을지? 


여러 걱정이 몰려들었다.


한편으로는 정신을 차리고...놀라지 말고..넌 특별히 아픈 곳도 없고, 젊으니까 금방 이겨낼 수 있을거라고 마음 단단히 먹으라고 이야기해줘야지 이성적으로 생각하면서도..


내 가슴은 방망이질 치고, 손은 벌벌 떨려오고....감정이 앞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고보면 프랑스에 아이 보내놓고 한밤중 걸려온 낯선 남자의 전화에 혼비백산 한 적도 있고..


남들이 어떻게 그 멀리에 아이 혼자 보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게 뭐 대단한 일이냐고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고는 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참 쉽지 않은 일이구나 싶다..


그렇게 몇 분이 흘렀을까..


드디어 아이에게 연락이 왔다..


이모티콘이다..


[만우절이지롱]


순간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하고, 참 감사하다라는 마음이 함께 뒤범벅되었다..


아이에게 충고했다..


앞으로도 그런 소재로는 절대 민감한 시기에 장난하면 안된다고 했다.


아이는 여러번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덕분에 아이와 여러 이야기를 카톡으로 나눌 수 있었다...


내년에는 아빠의 만우절 위트를 기대한다는 말로 아이는 톡을 끝냈다..


그러고보니 매년 해오던 만우절 농담을 올해는 건너 뛰었다..


이 이야기가 만우절에 지어낸 이야기라고 의심하는 사람이 있을거다..


만우절에 당한 만우절 이야기는 실화다.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실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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