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선배 Feb 17. 2021

고마운 마음을 농담으로 받다!

화요일 독서교실 수업을 하러 갔다. 책상에 '히말라야 쏠트 캔디'가 한 봉지 놓여 있었다. 1학년 남자 아이가 신나서 말했다.


"선생님, 이거 처음에는 레몬 맛인데 마지막에 가면 짠 맛이 나요. 드셔 보세요."


"이거 나 주는 거야? 그럼 내가 너의 프로포즈를 받아주지! 흐흐" 그러면서 나는 고마운 마음을 가벼운 농담으로 받았다.


옆에 있던 1학년 꼬마 여학생이 말했다.


"선생님, 저도 선생님 초콜릿 드리려고 했는데요."


그러자 옆에 있던 쌍둥이 자매가 말을 끊었다.


"야, 그거 너가 다 먹었잖아?"


"아니야. 선생님 드릴려고 했어. 있어"


어느새 쌍둥이 자매의 말씨름이 되었다.


그래서 난 얼른 화제를 바꿨다.


"아, 맞다. 지난 일요일 발렌타인 데이를 난 잘 모르고 아내에게 내가 초콜릿을 주었는데...그런데 알고 보니까 그 날은 남자가 여자에게 받는 날이었어."


그러자 아이들은 배꼽을 잡고 웃는다. 별것 아닌 이야기에도 잘 웃는 아이들이 마냥 신기하다.


아까 여자 아이가 다시 이야기를 꺼냈다.


"그런데요. 엄마가 날짜 지났다고 주지 말래요. 그래서 못 가져왔어요."


아이는 못내 아쉬운 표정이었다. 그 마음이 어찌나 예쁘든지......


"그래, 그래 고마워! 아마 엄마가 선생님 초콜릿 먹고 이 썩고, 살 뒤룩뒤룩 찔까봐 선생님 배려해서 그러셨을거야."


난 또 농담으로 그 고마운 마음을 받았다.


아이들은 또 한바탕 웃었다.


이제 며칠 지나면 2학년 올라갈 꼬마 아이들. 거기 아이들 나이 다 보태도 내 나이가 훨씬 더 많다. 그래도 그냥 말이 통하니 우리는 친구다.


오래오래 책과 아이들과 친구하며 잘 지내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어떻게 부는 대물림 되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