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자가격리
코로나 환자 밀 접촉자로 자가격리를 한지 벌써 11일째다. 2주를 하게 되면 다들 힘들다고 한다. 다행히(?) 원격으로 업무를 볼 수 있기에 자가격리를 하면서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하던 일을 쉴 수는 없다. 나와 같이 자 격리를 하면서 업무를 보던 , 아니면, 업무를 볼 수 없는 상황에 있는지 상관없이, 자가격리가 힘들다고 들었다.
온라인으로 연결된 사회이지만, 오프라인 차단된 공간에서 생활한다는 것 자체가 심리적으로 부담이 많이 되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얼마 전에는 보건복지부 통합 심리지원단에서 전화를 받았다.
전화 심리 지원을 하니까, 필요하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나에게는 자가격리를 하면서 힘들지 않냐고 물어보는데, 잠시 난 생각했다.
'사실 자가격리가 더 편한데, 왜 물어볼까...'. 단순하게 대답했다.
"힘들지 않고 심리지원도 필요하지 않다" 고 대답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사실 힘든 사람은 필자가 아니라 삼시세끼 식사를 준비하고 있는 아내이다. 매번 겹치지 않는 메뉴로 음식을 준비하는 게 쉬운 게 아닐 텐데, 나를 위해서 고생해주니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또한 자가격리 자라는 핑계로 모든 집안일은 손을 안 데고 먹고, 일하고, 책 보고, 운동하고, 자고.... 이런 생활을 하고 있다.
필자는 평소에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하고, 사람들과의 접촉을 통해 나를 자극받는 사람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실행해나가는 타입이다. 그래서 지금 자가격리가 나에게는 심리적 부담은 "제로"에 가깝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해서 책도 편안하게 읽고 있으며, 운동은 맨몸 운동만 해서 집안에서 충분히 가능하다. 그 외 다양한 활동들은 온라인으로 충분히 가능하기에 밖에 안 나간다고 해서 갑갑하지는 않다.
자가격리를 하면서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서 좋다. 사실 바쁘게 살면 바빠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없을 것이고, 무료한 삶을 살면, 무료해서 아무것도 하기 싫기에 그런 생각조차 하기 싫어서, 나만의 시간을 가질 기회를 놓치기 쉽다.
평소에 생각을 많이 하는 타입이지만, 지금 이 시간이 더 나에게 소중한 것 같다. 잠시 멈춰 서서 뒤를 돌아보는 게 아니라, 지금 내가 서 있는 현재를 똑바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