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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팅베터 Aug 16. 2021

온전한 나의 시간 (feat. 자가격리)

 필자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자가격리에 들어가게 되었다. PCR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왔지만, 확지자와의 거리가 가까워 자가격리를 하라고 한다.

크지 않은 방에 파티션을 나누어 창가 쪽은 맨몸 운동을 위한 공간으로 다른 쪽은 책상을 배치해두었다. 자가격리하는 동안 독서와 브런치 활동을 위한 책상이 필요하고, 매일 새벽에 맨몸 운동을 위해서는 맨몸 운동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한 자자 격리는 나를 피해 갈 줄 알았지만, 나에게도 찾아왔다. 집 밖을 못 나가는 갑갑함이 있지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4일째 되는 날이자만, 필자가 원하는 생활 패턴이었나 의구심이 들만큼 불편하지 않다.


 그동안 속도 내서 읽고 싶었지만, 천천히 읽고 있었던 책들도 완독도 하고, 서평도 쓰고, 한동한 뜸했던 브런치 활동도 다시 시작하고 있다. 매일 빠른 시간이 흐름 속에서 나의 정체성을 돌볼 시간도 없이 지나갔었는데, 강제 휴식과 같은 자가격리를 하고부터 나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매일 몰아 치듯이 나를 대했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마음에 내키는 것을 한다. 독서든, 글쓰기든, 운동이든, 낮잠이든, 영화 감상이든,...


 왜 지금까지는 나의 시간은 온전히 다루고 있지 못했나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진정한 부유한 사람은 돈이 아니라 시간을 스스로 통제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난 그러지 못하고 있었나 싶다.

자가격리도 또 한 번의 PCR 검사가 음성으로 나온다면, 10일 후에는 끝난단. 지금 두려운 것은 온전한 나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 지금의 내가 10일 후에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반가운 사람도 있겠지만, 나의 경우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아직, 나의 온전한 시간을 다룰 만큼 준비를 해두지 못했다는 그 마음이 걸린다.

2주간의 시간이 길진 않기에 무언가를 이루기엔 부족하다. 하지만, 이런 기회가 나의 삶에 또 다른 촉진제와 채찍이 되어 나를 다시 활활 타오르게 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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