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영어를 12년 하였다. 그 후 지금은 잠시 휴식기간을 가지면서 다시 전화영어에 대한 글을 쓴다.
2009년 8월에 시작한 전화영어. 그 시 작과 끝을 알 수 없었던 것 같았지만, 햇수로 12년을 하였다.
전화영어를 하면서 글을 적었던 2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보면 지금은 좀 더 넓은 시야에서 전화영어에 대한 시선을 가지고 있다. 단지 10년 차 전화영어 사용자와 12년 차 전화영어 사용자의 차이는 아니다. 사실 전화영어 10년과 12년은 차이가 잘 못 느낀다. 당연히 영어실력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상위 평준화된 듯하다.
전화영어를 10년 이상 하니 영어에 대한 어려움이나 아쉬움은 없다. 다만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은 여전하다. 전화영어에 대한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의 목마름이 12년을 이끌었던 건 분명하다. 그리고 외국에 나가 살지 않는 이상 한국에서 외국인과 대화할 일이 많지가 않아서이기도 하다. 업무상 영어권 나라의 사람과 대면/통화할 일이 많지만 그건 업무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서로의 기분과 감정까지 표현하기엔 시간적 제약, 상대방에 대한 예의, 그리고 친밀함 때문에 오롯이 내가 표현하고 싶은 영어를 하기엔 전화영어와 비교할 대상이 없었다.
전화영어를 하는 12년 동안 외국도 많이 나갔다. 여행, 출장, 비즈니스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여러 나라를 갔었다. 나의 영어 실력은 전화영어라는 하나의 매체로 거의 완성된 거나 다름없었기에 나를 아는 누군가는 걱정하기도 했다. 전화영어로 영어실력을 쌓아 외국에서의 생활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던 모양이다. 사실 단기간의 전화영어만 했더라면 그런 오해와 그런 걱정을 내가 받아도 되었다.
하지만 난 달랐다. 전화영어를 12년 했으니, 자신감뿐만 아니라 실력도 다져졌기 때문이다. 단기간의 전화영어는 아무래도 교재 위주의 제한된 상황에서 영어회화 실력을 늘리는 것밖에 안된다. 나의 경우 교제만 3년 동안 5번 반복하면서 전화영어수업을 해봤다. 결론은 아무리 3년 동안 5번을 반복해도 결국 제한된 상황에서만 전화영어가 가능했다. 좀 더 실생활에 잘 쓰이려면 더 다양한 상황을 만들어서 하는 것이 좋았다. 그래서 나의 경우 3년 후부터는 프리토킹으로 미리 정해진 주제 없이 상황 확장형 주제로 전화영어를 하였다. 그래서 지금은 어느 나라, 어느 상황에서도 영어에 대한 아쉬움이 없다.
그리고 2020년 5월부터 브런치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주제는 여러 가지이지만 [전화영어]에 대한 주제로 글을 많이 썼다. 짧은 글, 긴 글 등 그때그때 전화영어에 관련된 나의 생각, 나의 경험을 글로 써 내려갔다. 전화영 어어에 대한 조언, 비판, 시행착오, 경험, 노하우 등.. 하나의 전화영어 주제이지만 각 글마다 결을 조금씩 달리 썼다. 일부러 한 가지의 결로 맞추려고 노력하진 않았다. 그래서 다양한 결들이 많이 모이다 보면 그 글들만의 공통점이 생길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브런치에 써 내려갔던 글들을 수십 번 고치고 추가해서 하나의 책이 나올양만큼 글의 양을 확보하였다
언제 가는 책을 내야지 생각은 했어도 정확한 날짜는 정하지 않았다. 그렇게 브런치에만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그 글들을 통합해놓진 않았다. 그리고 예전보다는 좀 더 긴 시간을 두고 브런치에 글을 올렸다. 물론 전화영어에 대한 글도 어느 정도 마무리를 지어놓았다. 그렇게 시간을 두고 있는 시기에 나의 전화영어 글들이 역주행을 하고 있었다. 글을 쓴 지 꽤 되었던 글들도 상당한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었다. 하루 이틀하고 말겠지 했지만, 그 인기는 꾸준히 계속되었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이것은 시대의 부름이라고.
시대의 부름에 맞추어 텀블벅을 통해서 책을 내기로 결심을 했다. 전화영어라는 단어에서 보듯이 일반적으로 실용서 또는 전화영어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학습서가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다. 난 나의 글을 에세이로 하기로 하였다. 호모 사피엔스도 사실 과학 에세이다. 난 장르를 전화영어 에세이로 하기로 하였다. 텀블벅 검색란에 전화영어라는 단어로 프로젝트를 검색해보았다. 검색 결과는 "0"으로 나왔다. 그리고 지금 텀블벅에서 전화영어로 검색을 하면 내 책 [전화영어 인사이트] 하나만 검색된다. 희소성이 있어서 좋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아무도 찾지 않는 장르라 걱정을 해야 할지 의문스러웠다. 12년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전화영어 에세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나가는 첫 작가가 되고 싶다.
http://tumblbug.com/12y-phone-engl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