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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팅베터 May 20. 2022

상품성 있는 글쓰기

 얼마 전 야심 차게 시작한 전화영어 펀딩 프로젝트의 지금 상황은 폭망이다. 너무 내가 기대를 걸었다. 프로젝트를 공개하기 전 반응을 보니 그래도 이 정도면 펀딩 100%는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아니 초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야심 찬 기대와는 달리 초반에 몇몇 후원자의 유입 외는 이젠 추가적인 유입자는 없는 것 같다. 초반에는 통계를 들여다보면서 유입자와 후원자 간의 비율도 분석하고 살펴봤지만, 지금은 아무 행위도 하지 않고 있다. 후원 총금액은 일정 금액으로 고정된 지 일주일도 더 지나고 이젠 아무런 변화가 없다.  


사실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일주일은 그래도 되겠지 하고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현실을 직시하고 나니 자신에게 주는 희망고문은 하지 않으려고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다른 방향으로 글감을 돌렸다. 현재 진행 중이면서 폭망인 프로젝트는 사실 시작은 이랬다. 그 주제에 대해서 쓰지 않은지 오래되었지만, 브런치 통계를 보니 꾸준히 그 주제에 대해서 찾는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나름 시대의 부름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브런치에 올렸던 글들을 다시 수정/추가하여 하나의 책으로 구성하였다.  


하지만 나중에 알았다. 그 펀딩 프로젝트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일말의 상업성 없이 그저 내 글을 펀딩 하고 싶었다. 하지만 프로젝트에 참가한 글들을 보니 상업성이 짙은 글들이 많았다. 후원이라는 좋은 이름이 있지만 그 뒷면에는 상업적이라는 것도 있다는 것을 몰랐다. 사실 브런치를 통해서 글을 읽는 사람은 그 자체가 좋아서 읽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브런치 글을 읽듯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 폭망 프로젝트를 계기로 알았다.


처음엔 책 표지가 문제인가. 아니면 책 제목이 문제인가 여러 가지 분석을 해보고 수정도 해보았다. 그러나 반응은 시들했다. 결국 아무나 후원을 받는 게 아니라 후원을 받게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나와 같은 결을 가진 글은 없다고 생각한 것과, 그 콘텐츠는 나와 같이 경험이 많은 사람 외에는 없다는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 같다. 내가 가진 경험과 노하우는 많지만 그 글들을 보려고 하는 독자가 많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브런치 통계에서 꾸준히 유입되는 그 글을 읽는 독자는 다 어디로 도망간 건지 의심도 들었다. 결국, 브런치는 브런치고, 그 펀딩 프로젝트는 그 나름대로 독자가 있다는 뻔한 사실을 몰랐다. 플랫폼이 다르기에 내가 가진 똑같은 콘텐츠라도 플랫폼의 양상에 따라 스스로 변화할 줄 알아야 하는데, 같은 콘텐츠라고 변화 주는 것을 무시했던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펀딩이 무산되더라도 그대로 놔두려고 한다. 그리고 그 기다리는 시간 동안 다른 글을 적고 있었다. 이유는 한번 시험해보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글과 독자가 좋아하는 글이 어떻게 반응을 하는지를. 그래서 철저히 상업성 짙은 글을 쓰고 있다. 글에 과장이 들어간 것 은 아니지만 글의 깊이 보다는 얕고 넓게, 독자가 보고 싶어 하는 것만 보게 글을 다듬었다. 당연히 주제는 전화영어는 아니다.  브런치 작가 생활을 하면 사실 [Daum]의 메인화면에 올려질 만큼 히트 쳤던 글들도 사실은 상업적인 색이 짙은 글들이었다. 나는 브런치에서 내면적인 글들을 쓰고 싶지만 나의 생각과 독자의 반응은 다르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때도 고민했던 흔적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내가 잘하는 것의 차이를 느끼며 새로운 펀딩에 도전해서 독자의 반응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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