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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팅베터 May 23. 2022

플란체의 매몰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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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란체 연습을 한지   후면 2년이다. 처음 시작할  계획은 1년이면 충분한 시간일 거라 생각했지만, 계획했던 시간을 두배로 쓰고 있다. 2  플란체 연습을 시작한 이유가 맨몸 운동을 12년째 해고오 있던 나이지만 남에게 보여줄 만한 동작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맨몸 운동만 10 넘게 해오던, 아니던 상관없이  플란체 동작 하나만으로 맨몸 운동의 고수로 인정받고 싶었다. 그때 생각했던 장면이 맨몸 운동하기 좋은 야외 공원에서 플란체 하는 영상을 찍는 거였다. 그리고 도장깨기 하듯이 유명한 공원을 돌면서 멋진 플란체 동작을 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출처 :pixabay.com


그동안 해오던 운동이 있어서 조금만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면 금방   알았다. 그래서 나의 맨몸 운동 루틴 시간을 줄이고  시간을 플란체 연습을 하는데 쓰기로 했다. 평소 맨몸 운동으로 전신 운동을 해오던 나에게 플란체 연습을 하면서 전신 맨몸 운동에 시간적으로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2 전과 비교해서 6kg 늘었다. 플란체 동작은 목표치의 70% 진도율이다. 몸무게  늘면서 상의는 2 사이즈 크게 입고, 바지는 그대로 입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 여름 바지를 입는데, 허벅지에서 부터 들어가지가 않았다. 아마도 바지도 1 사이즈 늘었나 싶다.


꾸준히 해오던 나의 맨몸 운동 루틴의 목적은 헬스장을 가지 않고도 근육성장과 근력 발달을 꽤 하는 것이었다. 근육성장은 하지만 근육에 목적을 두지 않고 운동에 목적을 두고 했다. 그리고 보기 좋은 몸을 유지하는 것도 덤으로 따라오는 것이었다. 상의가 한 사이즈 한 사이즈 늘어갈 때는 기분이 좋았지만, 오늘 바지가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 지금까지 해오던 플란체 연습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기로 하였다. 인바디로 체크해보진 않았지만, 근육 돼지로 변하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플란체 연습을 하는 시간만큼 맨몸 운동을 할 시간이 부족해지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짧은 시간 내에 플란체 동작을 완성한 후 다시 나의 맨몸 운동 루틴으로 돌아갈 생각에 몸무게가 늘어나는 것을 방치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플란체 매몰비용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했다. 플란체 연습을 한다고 직접적 돈이 들어가진 않았지만 시간을 돈이라고 생각하고 2년 동안 70%의 플란체 비용이 들어갔다. 만약 100% 달성하려면 추가적으로 1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2년 동안 6kg이 늘었으니, 1년을 더 추가하면 총 9kg 는다. 다시 1년 후 내가 생각했던 맨몸 운동의 퍼포먼스는 보여줄 수 있어도 9kg 늘어난 비주얼이 보기 좋지는 않을 것 같다. 다른 방면으로, 지금까지 해오던 플란체 연습을 접고 나의 원래 루틴대로 돌아가면, 1년 후 다시 원래의 몸무게로 돌아갈 수 있다. 꾸준히 해오던 맨몸 운동할 때의 그 몸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플란체 동작은 할 수 없다.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없다. 그리고 2년 동안 해오던 플란체 연습은 매몰비용으로 처리되어 버린다. 즉 2년의 시간을 허공으로 날리는 것이다.


사실 플란체 연습이 좋아서 하는 운동은 아니었다. 해야 할 운동으로 생각하면서 했다. 매몰비용도 매몰 비용이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운동과 해야 해서 하는 운동의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매몰비용으로 전략해버릴지 모를 원인이 내가 좋아하고 내가 해야 하는 운동의 차이의 결과가 아니었나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해오던 맨몸 운동은 운동이라기보다는 수련이라고 생각하면서 근육에 목적이 아닌 운동 그 자체에 목적을 두고 했었다. 그리고 운동을 하면 즐겁고 결과도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플란체는 달랐다. 나에게 플란체는 그 동작 자체가 목적이었다. 나를 위한 운동이라는 포장지에 씌워진 나와 결이 맞지 않는 운동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과거로 돌아가, 보디빌딩을 하던 시절에 근육 자체에 목적을 두고 운동을 할 때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 운동을 하는 도중 근육에 자극이 오지 않던지, 운동을 끝낸 후 내가 원하는 만큼 못했을 때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 비록 그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좋은 몸을 유지하고, 대회 입상도 하였지만, 그때 보디빌딩이라는 운동이 나에게 독이었다. 그러나 맨몸 운동은 나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었다. 이번에는 플란체가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몸은 이미 느끼고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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