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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팅베터 Sep 23. 2022

시간은 내 맘 데로 흐르지 않는다.

두 가지 생각

이런저런 핑계로 브런치에 글을 쓰지 않은지 오래된 것 같다. 돌이켜보면 브런치 작가가 되고부터는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이 없었는데도 일주일에 여러 개의 글을 올리곤 했었다.


가만히 있어도 글을 쓸 주제가 떠오르던 시절에 키보드에 손만 갖다 대면 양은 많진 않지만 하나의 주제로 된 글이 완성되곤 하였다. 글 쓰는 것과 관련 없는 직업인으로 살면서 브런치 작가라는 타이틀에 내적으로 많이 만족하면서 외적으로는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것이라 생각하며 지내왔던 시간인 것 같다.


8월부터 집에 머물고 있는 나이지만 시간이 내 맘대로 흘러가진 않는 거 같다. 하루 일과가 독서, 펀딩용 글쓰기, 육아, 서평 쓰기 등을 하고 있지만 정작 나를 위한 글이 없다.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나의 글 대부분이 내가 읽었던 책에서 영감을 얻던지 아니면 사색하는 것에서 영감을 얻어서 글을 쓰는 타입이다. 요즘 들어서 펀딩용 글쓰기를 하면서 상업적인 글쓰기가 주를 이룬다. 나의 글쓰기 방향이 바뀌고부터는 내적인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여유를 안 가지고 있으며 실행도 하지 않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브런치에 올릴만한 결의 글을 올리는 목적이 나 자신으로부터 많이 사라진건 아닌지 생각해본다. 목적이 무엇이든 그리고 나의 의지가 없는가 와는 무관하게 사실은 글쓰기 방향이 처음 브런치를 시작했을 때와는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어서 아쉬운감은 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서평용 독서를 하고부터는 나를 위한 독서량도 많이 줄어든 것도 있다. 하루에 읽어내는 독서량은 작년과 비교하면 배이상 늘었지만 내가 주도해서 읽는 독서량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내가 주도해서 읽는 독서와 제공받은 책을 읽는 것은 많이 다르기에 내가 주도해서 읽다 보면 내가 생각해볼 만한 문제, 다음 주제의 글을 쓸만한 주제의 책을 골라 읽지만 서평용 독서는 다르다. 

이런 두 가지 이유로 상대적 시간이 많지만 브런치에 올릴만한 글을 쓰는 것이 요즘  들어서 더 어렵게 느껴진다. 그 증거가 나의 마지막 로그이지 않을까


브런치 작가 초반 시절에는 어느 주제로 글을 쓰겠다는 기획을 세우고 하루에 여러 번 머릿속에서 생각을 하며 지내다 보니 그때그때 내가 쓰고 싶었던 글을 쓸 수 있었던 갓 같다. 지금은 그때보다는 더 추상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나의 글을 쓰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만 있을 뿐 실행을 못하는 것 같다.

시간이 내 맘 데로 흐르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그 시간은 나의 구체적 의지가 담겨야지 제대로 흐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시간이 지난 만큼 오랜만에 브런치에 들어오니 제10회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출판 프로젝트를 보면서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하나는 매번 응모하였지만 되지 않아서 올해는 응모를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

다른 하나는 올해는 만족할 만한 글을 쓴 기억이 없어서 브런치 북을 꾸밀 글이 없다는 것.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새벽에 잠이 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응모를 할지 안 할지 생각하느라 그랬던 것 같다. 사실 응모를 한다고 출판사에서 픽을 해주는 건 아니지만..

잠이 오지 않았던 이유가 글쓰기에 소홀했던 나에 대한 후회가 아니었을까


글쓰기가 준비되지 않았는데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의 마지막 날에 그 사실을 알아서 더 많은 자책과 다시 글을 쓰야겠다는 결심을 하느라 새벽에 잠을 못 잔 거 같다.

결국 응모를 하였지만 되리라는 기대보다는 오늘부터 새로운 마음으로 글쓰기를 해야겠다는 결심이 더 컸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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