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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팅베터 Dec 31. 2022

보이는 것과 내 것을 위한 것

올해 읽은 책을 앱에서 확인해보니 148권이라는 숫자가 나온다. 책마다 다양한 페이지와 다양한 주제, 그리고 책의 깊이는 다르겠지만 141이라는 상징적인 숫자만 나에게 다가오는 것 같아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정확하게 2018년 4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책을 읽고 독서노트에 서평을 남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종이에 남기던 서평을 블로그라는 매체로 옮겨온 지 1년이 되었다. 독서노트 두 바닥을 가득 채운 나의 서평도 블로그에 남기는 서평에 비하면 절반밖에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 즉, 블로그에 남기는 나의 서평에 쓰이는 문장의 길이가 두 배는 길어졌다는 뜻인데... 그리고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독서노트에 서평을 남기던 시절에는 책을 읽은 후 그 책을 덮었다. 그리고 독서 노트에 나의 생각과 책 속의 내용들을 정리하곤 했다.

그러나 블로그로 서평 쓰는 것을 옮겨오면서 바뀐 점이 있다. 내용은 길어졌지만 자꾸 책을 뒤적거리는 나를 발견한다.

사실 책을 읽는 습관은 과거나 현재나 비슷하다. 하지만 서평을 남기는 매체가 달라 짐으로 인해서 내가 책을 읽으면서 해야 했던 사유들이 조금 줄어든 것 같아서 안타깝다.


보이는 것과 내 것을 위한 것이 이렇게 다름을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알게 되었다.


독서노트에 볼펜으로 꾹꾹 눌러서 서평을 쓸 때는 단 한 줄이라도 기억에 남기려는 노력을 했다. 한 번씩 내가 그 책을 다시 읽지 않아도 그 독서노트에 새겨진 나의 흔적들을 보면 그 책의 내용을 다시 상기시키곤 했다. 사실 내가 지적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서 독서를 하는 것은 아니다. 독서를 하다 보니 지식적인 면이 쌓이는 건 맞지만 그것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같은 현상을 두고 보더라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떤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책을 읽음으로 인해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좋아서 독서를 한다.

그리고 나에게 독서는 행위가 아니라 습관이다. 시간이 남으면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내서 하는 것이다. 

이처럼 독서의 중요성을 익히 알고 있는 나였지만, 이제는 서평을 남기는 매체의 변화로 나의 독서의 질이 조금은 나빠졌다는 생각에 2023년에는 어떠한 방법으로 기록을 남길지 고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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