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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팅베터 Sep 18. 2023

1년 만에 본 직장 동료가 물었다. 요즘 운동하세요?

다니던 직장을 1년간 휴직하고 지난달 복직을 하였다. 1년 만에 본 직장 동료가 물었다. 요즘 헬스장에서 운동하세요? 한 명이 물어본 것이 아니라 새롭게 보는 사람들 마다 물어본다. 사실 휴직은 한 이유가 육아휴직이었는데.. 갓난아기를 보기도 바쁜 시간에 헬스장을 갈 시간은 없었다.  사실 주변에서 육아휴직이라는 이름으로 휴직을 하고도 육아를 하지 않고 자신만의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자주 본다.

하지만 필자는 오롯이 작년에 태어난 아들을 케어하기 위해서 육아 휴직을 하였다. 그런 나에게 헬스장을 다니고 있냐는 질문은 나에게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주는 것 같다. 헬스장을 가지 않고도 갓난아기를 안고 있으면 어깨며 팔이 단련되기도 한다. 하지만 막일을 한다고 근육이 생기지 않듯이 애를 많이 안는다고 몸이 좋아지지는 않는다. 그 세밀한 사항을 모르는 동료는 필자의 몸을 보고 운동하는지 물어본 것 같다. 사실 헬스장을 다니진 않지만 헬스장을 꾸준히 다니는 사람처럼 보이는 필자가 이야기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이름하여, '요즘운동'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근육운동을 한다는 건 헬스장에 가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는 것 같다. 마치 집에서 하는 공부는 안되고 독서실이나 도서관에 가야지 공부가 잘되는 것처럼 운동도 같은 선상에서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 틀린 말은 아니다. 운동하려는 의지가 약한 사람은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좋은 헬스장에서 운동을 해야지 운동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건 맞는 것 같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운동하는 곳=헬스장이라는 연관관계를 무의식적으로 인정하는 것 같다. 이런 무의식적 습관이 운동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 장점보다는 단점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시간, 공간을 떠나서 운동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장소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휴직 후 1년 만에 복귀 한 나에게 헬스장 이슈는 조금은 놀랐다. 사실 필자는 헬스장을 다녀 본 지 10년도 넘었다. 단, 호텔 숙박을 이용하면서 그곳의 피트니트 센터에 간 적은 몇 번 있다. 그래서 헬스장에서 쇠질을 해본지도 너무 오래된 나에게 헬스장을 다니냐는 말은 조금은 충격적이었다. 갓 태어난 애를 재우고 우유 먹이고, 지금은 이유식을 먹지만... 그렇게 아이를 케어하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 줄 모르는 나였는데... 그래도 유지어터라는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는 것에 나름 그 말에 만족감을 얻고 있다. 회사에서는 헬스장에서 입었었던 나시를 입고 있지 않아도, 손목과 손바닥 보호를 위해서 손목 스트랩과 가죽장갑을 끼지 않아도 누군가는 나를 인정해주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나름 희열을 느낀다. 나의 운동방법을 차차 공개하겠지만 시간, 장소, 나이, 운동방법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볼 때 굉장히 효과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요즘도 헬스장 다니세요?라는 질문을 받은 이후, 생각해 보니, 우리 주변에는 두 종류의 운동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인스타에 '오운완'을 올리면서 자신의 근육성장과는 별개로 자신이 운동을 한다는 것을 내세우는 사람이다. 근육운동에 대한 이론 공부보다는 자기만족의 사진을 어떻게 하면 더 자신스럽지 않게 잘 나 보이게 할 수 있는지 생각하는 그룹이다. 매일매일 자신의 사진을 찍으려 운동의지를 불태우고, 자칫 운동경로가 아닌 다른 경로로 빠질 수 있는 자신을 똑바로 잡아주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운동에 대한 소프트 파워는 의지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운동에 대한 소프트 파워는 운동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그리고 운동에 대한 의지가 아닐까. 이것은 마치 공부하는 방법을 잘 모른 채 도서관에서 열심히 엉덩이만 의자에 붙이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엉덩이가 의자에 붙어 있는 시간 대비 공부의 효율은 떨어진다.

그래도 그들은 운동하는 곳의 헬스장 컨디션과 그곳에서 땀 흘리고 운동한 후 모습을 사진에 담아 두려고 한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매일 자기 다짐하고, 자신의 변화된 모습을 남기는 모습은 좋지만 근육 성장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해 보이는 사람들이다.


다른 하나는 나와 같은 사람이 아닐까. 헬스장에는 가지는 않지만 옷을 입어도 운동하는 사람처럼 보이는 사람(솔직히 자랑은 아닙니다. 남들이 계속 물어봅니다. 그래서 저도 물어봅니다. 제가 운동하는 사람처럼 보이나요?라고.) 하지만 필자는 헬스장을 가지는 않는다. 떠들썩하게 헬스장을 다니지 않는다. 매일은 아니지만 꾸준히 운동을 한다. 장소는 집이 대부분이다. 집에서 운동을 할 때면 나의 하루는 새벽 5시 이전에 시작한다. 대략 5~6시에 집에서 맨몸운동을 한다. 운동도구는 원목으로 만든 푸시업 도구, 나무의자, 세라밴드가 전부다. 헬스장만 다니면서 근육이 늘지 않는 사람은 나의 운동 도구를 보면 의아해 할 수도 있다. 그것? 가지고 운동이 되냐고 물어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의 몸과 그 운동도구들을 머릿속으로 매치시켜 보면서 믿지 않는 사람도 많이 보았다. 학생시절 시험기간에 공부 하나도 안 했다고 하면서 시험 점수가 잘 나오는 친구를 보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난 거짓말을 하지 않았고 그들은 나를 믿지 않았다. 구차하게 운동의 원리를 설명할 필요 없이 대화를 그만둔다.


필자가 생각하는 요즘 운동인이란, 드러내지 않아도 남들이 보아도 운동을 하는 사람처럼 보이는 모습이다. 옷을 입어도 살짝살짝 드러나는 근육의 윤곽이 그 사람이 운동을 하고 있구나 하는 모습이다. 헬스장만이 답이 아니고 운동에 대해서 일절 한마디 하지 않아도 그 사람이 운동을 하고 있구나 하고 느끼는 모습이다. 그리고 오랜만에 보아도 살찐 모습보다는 요즘도 운동하세요?라는 말을 듣고 싶은 모습이다. 근육 성장시키기 위해서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운동을 하다 보니 근육이 성장한 모습을 간직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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