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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팅베터 Jul 22. 2020

바다 캠핑장의 4가지 장점

 의도 하진 않았지만 올해 캠핑은 바다 주변 캠핑장을 갔었고 앞으로도 갈 예정이다.  올해 바다 캠핑의 시작은 통영을 시작으로 고흥 외나로도, 강원도 고성, 경남 사천 주변의 캠핑장을 갔었다. 물론 산속 캠핑장, 강 주변 캠핑장도 갔었다. 지금까지 가보지 않았으면서 캠핑장의 편리함이 없는 곳을 선택했다. 캠핑장에 편의 시설이 많으면 당연히 좋겠지만, 장단점이 분명 있다. 편의 시설이 많을수록 가격이 비싼데도 예약 하기 도 힘들고 사이트에는 여러 가족 단위의 캠퍼들이 많다. 그리고 캠핑인구가 늘고 날씨가 더워지면서 캠핑장은 갈수록 시끄러워지는 것 같다. 캠핑장이 시끄러운 건 당연하지만 그 정도가 갈수록 심해진다. 그건 필자만의 느낌 인지 모르지만, 캠핑장 특유의 울림을 동반한 소음이 싫어, 소리가 나에게 모이지 않고 넓은 장소로 발산되는 곳을 고르게 되었다. 최종 결론은 바다 주변 캠핑장을 선택하게 되었다. 캠핑장의 선택의 요소가 소음이라는 이유가 하나였지만, 계속 다니다 보니 여러 가지 장점들이 더 있었다.


첫 번째 장점은 캠퍼들의 소음이 바다로 발산되어 잡음으로부터 피로감이 없다.

 캠핑의 목적이 숯불에 고기도 구워 먹고, 불멍도 하는 것 외에도 자연으로부터 힐링을 하고 싶기에 떠난다고 생각한다. 힐링의 장소가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주변 환경에 따라 기대하지 못한 변수들이 항상 있다. 그 변수 중 소음을 줄여줄 수 있는 곳이 바다 캠핑장인 것 같다.  바다로 소리가 발산돼서 분명 여러 캠퍼들로 인하여 잡음도 많고 여러 가지 소리로 시끌시끌하지만 나에게 크게 와 닿지 않았다. 숲 속의 캠핑장은 소리의 울림이 있고, 바닥이 파쇄석으로 되어 있으면 서로의 텐트가 바닥을 같이 공유하는 것 같이 소리도 공유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찾는 조용한 캠핑장은 없을 것이다. 그래도 힐링을 위한 장소가 잡음으로 가득 차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파도 소리에 주변의 소음이 묻히거나 원목 의자에 기대어 파도 소리, 새소리, 풀벌레 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듣거나, 조용한 음악으로 나의 취향에 젖어 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이만한 장소도 없을 것이다.


두 번째 장점은 캠핑 메뉴의 선택 시간을 줄여 줄 수 있다.

 주변 환경으로 인하여 메뉴 선택의 시간을 줄여 줄 수 있을 것이다. 수산시장(경매장)에서 그 시즌에 맞는 횟감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다. 종류와 가격은 얼마나 흥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도심의 횟집에서 먹었던 회는 잠시 잊어버리고, 바다가를 보고 있으면 마치 필자가 낚시로 걷어 올린 것을 먹는 기분이 들었다. 마음만 먹으면 접할 수 있는 음식이지만 더운 여름 차가운 얼음을 아이스박스 밑에 깔고 그 위에 얇게 쓴 회를 먹으니 캠핑장에서의 소소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저녁이 되면 밤공기에 숯을 피워 조개구이를 해 먹곤 한다. 낮시간에 어울리는 음식이 횟감이라면 밤에 어울리는 음식은 숯불 조개 구이 일 것이다. 바다 바람을 맞으며 알싸한 공기를 흡입하면서 뜨거운 조개 속살을 먹는 기분을 직접 느껴보고 싶다면 떠나면 좋을 것이다.


세 번째 장점은 텐트를 건조하기에 환경이 적합하다.

 캠핑 날짜를 잡아 놓고 제일 먼저 하는 게 있다. 항상 실시간으로 날씨 체크를 하는 것이다. 캠핑을 시작하기 전에는 날씨에 민감하진 않았는데, 캠핑을 시작 한 이후로는 캠핑 날짜가 다가오면 예민 해진다. 비가 오는 날에 텐트 혹은 타프에서 밖 풍경을 보는 낭만을 물론 즐긴다. 하지만 텐트 설치 후 비가 오면 텐트를 해체하고 접어야 할 시기에 텐트가 마르지 않아 패킹하기가 곤란해진다. 잘못된 보관으로 오랫동안 사용해야 할 텐트에 곰팡이가 피거나 냄새가 날 수 있다. 산속의 캠핑장은 그늘이 많은 장점도 있지만, 햇빛이 잘 들지 않는 곳에서는 텐트 건조가 쉽지가 않다. 한 번씩 물기를 털어 주거나 마른걸레로 물기가 스며들도록 닦지만 한계가 있다. 그러나 바다 주변 캠핑장은 항상 일정한 양의 바람이 불어 주어 텐트 건조 걱정은 줄어들 수 있다. 한 번은 바다 안개가 심하게 낀 오전에 텐트 외부는 습기를 많이 머금고 있었던 적이 있었다. 그날 오전 철수를 해야 하지만 습한 날씨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한 시간 후 바다 안개가 없어짐과 동시에 외부의 습기도 바닷바람에 같이 날아가 버렸다. 괜한 걱정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텐트도 뽀송하게 건조되어 있었다.


네 번째 장점은 바다 멍이다.

 캠핑하면 불멍이 빠질 수 없다곤 한다. 필자는 요리를 하기 위한 숯 피우는 것 외에 마른 장작을 불멍을 위해 태운적은 없었던 것 같다. 마른 장작을 그저 바라보는 용도로 에너지로 태운다는 게 마음이 편치 않아서이다. 불멍 대신 산속 캠핑을 하면 한 번씩 고개를 들어 나뭇잎 가려진 하늘을 쳐다보곤 한다. 생각에 잠기려고 바라보는 건 아니지만 근심 걱정이 없어지면서 깊은 사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같다. 바다 캠핑장에서는 그저 수평선 너머의 먼바다를 바라보곤 한다. 일명 [바다 멍]이다. 강물이 흘러가는 것을 보면 왠지 서걸 퍼지지만 바다의 파도는 언제나 갔다가 다시 돌아오기에 심리적으로 더 안정감을 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 반복적인 파도 같지만 바라보는 것 자체가 좋다. 파도 소리에 멍을 때리기도 하지만 그저 잔잔한 바다 위의 산란된 빛들을 보곤 있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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