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목
캠핑을 시작하고 나서 한때 캠핑을 뜸하게 간적이 있다. 나의 캠핑 열기가 식어서인지, 아니면 그사이 저가 항공사들의공격적인 가격전략으로 해외여행을 자주 가서인지는 알수 없지만 다른해 보다 자주 가진 못했었던 적이 있다. 2년 전쯤부터 작년 말까지는 캠핑 가는 횟수가 적었다. 주로 사람들이 분주하지 않은 평일에 갔었고, 시설이 불편한곳을 가게 되다 보니 주변의 캠퍼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
올해는 코로나 영향으로 해외로 못나가게 되다보니, 자연스럽게 필자도 캠핑을 자주 다니게 되었다. 자주 안가다가 자주 가다보니 평소에는 안보이던것이 보이고 사고 싶은것들도 많이 생기게 되었다. 사람들이 붐비지 않은곳을 다닐때는 몰랐었는데.한번은 대형 캠핑장에 갔었다. 뭔가 필자가 생각하는 분위기와 달랐다. 텐트의 외관뿐만 아니라 캠핑을 대하는 자세가 많이 달라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나의 캠핑 트렌드는 많이 멈춰 있었다고 생각했다.
7년 전 처음 캠핑을 시작할 때에는 탠트는 브랜드와 상관없이 서로 비슷했다. 모양도 색상도 비슷했다.색상은 황토색 또는 군청색으로 브랜드 네임이 크게 탠트에 붙어 있었다. 그 브랜드 네임이 나의 텐트의 격을 높여준다고 생각한적도 있었다. 지금은 텐트 형상뿐만 아니라 색상이 많이 다양해졌다. 기존의 비슷한 계열의 텐트 색상은 흰색, 붉은색, 검은색 등 원색뿐만 아니라 파스텔톤으로 많이 바뀌었다. 캠핑 시작할 때는 생각지도 못한 모양과 색상이 많아졌고 자연의 색을 닮은 그 특유의 텐트 색상은 이제 많아 보이지 않는 것 같다. 한때 캠핑을 한다는 건 유행도 없고 트렌드도 없이 장비만 있으면 장비가 고장 나지 않는 이상 평생 사용할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내가 잘못 이해하고 있었구나 하고 생각이 든다. 캠핑장비에서도 트렌드라는게 분명히 존재했다.
한때 등산복 인기가 절정을 이루었던 시절이 있었다. 등산복 모양과 패턴, 기능성 소재를 탑재한 특유의 등산복 색상이 주를 이루었었다. 그게 최선이고 전부이고 모든것이었다고 생각했었던 적이 있다. 그러다 지금은 등산복이지만, 일상복 같으면서도 등산할 때의 그 기능성을 발휘하는 제품이 많이 나와있다. 물론 색상도 일상복 처럼 다양해졌고, 등산복이라고 알아 차릴수 없을 만큼 많은 변화가 있었다.
기능성 위주의 천편일률적이었던 등산복이 각자의 개성에 부합하지 못하자 여러 가지 디자인으로 바뀌었듯이 탠트도 많이 바뀌고 있다. 물론 유명브랜드 텐트가 기능성면에서는 인기가 있지만, 지금은 캠핑 카페 또는 동호회에서 직접 제작하거나, 소개해주는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에서 만든 텐트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것 같다.
필자또한 단체에 가입되어있진 않지만, 어느 동호회에서 구하기 힘들다는 그 텐트를 이번에 새로 구입하였다. 유명 브랜드처럼 브랜드 네임이 텐트에 크게 쓰여있진 않지만, 가격과 기능성 면에서 만족하고 있다. 브랜드 제품이 최고고 텐트의 전부라고 생각했었는데 직접 사용해보니 오히려 캠퍼의 욕구를 더 잘 알고 더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의 욕구가 다양해지면서 몇 가지 선택 안 중에서 고를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고 있는 것 같다. 가격적인 면이나 각자의 개성을 중시하는 면이나 환경적인 면을 생각하면 시야을 넓게 보고 여러가지 제품들을 선택 범위안에 둘수 있을것이다. 특히 유명한 캠퍼가 직접 제작 판매하는 텐트는 자신의 직접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개선사항을 잘 반영되어 있어 만족도가 더 높을 수도 있다.
텐트 색상뿐만 아니라 소재도 변화가 있다. 필자도 처음에는 비만 새지 않으면 괜찮다고 생각했다. 텐트의 내수압과 실링 처리가 잘 되어 있는지만 봤었다. 지금은 방수능력은 기본이고, 가볍고 시원하면서도 비도 새지 않고 친환경적인 면소재가 포함된 텐트가 좋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텐트를 검은색 면 혼방 소재로 되어 있는 작은 것을 샀다. 작은 텐트를 사서 여름이라 많이 더울 줄 알았는데 면소재가 있어서 그런지 더운 날씨였는데도 많이 시원하였다. 물론 저녁에 비가 많이 왔었지만 방수력에는 문제가 없었다. 소재의 변화가 캠핑의 온도 변화를 이끌어주는구나 생각이 든다. 구입 전에 이것저것 생각한 면도 있지만 지금 텐트의 트렌드가 이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것 같다.
텐트 익스테리어, 인테리어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처음 캠핑할 때는 텐트를 설치하고 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있었다. 탠트 외부에 바람개비도 설치하고 형형색색의 넝쿨 모양의 레인보우 스피너를 달았다. 텐트 외부를 꾸미는게 캠핑하는것의 하나로 생각할 말큼 겉보기에 신경을 많이 썼던 기억이 난다. 텐트 외부를 꾸미는 게 경쟁적으로 보일 만큼 뭔가 주렁주렁 달았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것을 한 캠퍼가 거의 없다. 외부는 심플하다. 이전에 텐트 외부를 액세서리로 꾸몄다면 지금은 텐트 내부을 더 중요시 하는것 같다. 각자의 액세서리로 꾸미는 것 같다. 지금은 내부에서 보이는 면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레트로 풍의 주황색 전구를 탠트 내부에 설치한다. 텐트가 외부에서 보이는 게 아니라 내부에 꾸며서 본인들의 만족감을 높이는 게 더 중요해지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필자는 없지만 멀리서 바라보니 다른 텐트의 내부가 그 불빛 때문인지 더 감성적으로 보였다.
캠핑의자, 테이블, 선반들 도 변화가 있었다. 이전에는 플라스틱 소재나 알루미늄 소재로 실용성 위주의 부피가 작고 가벼운 제품이 인기가 있었다면 지금은 원목제품이 대세인 것 같다. 원목제품은 무겁고 접을수 있는 법위가 좁아 부피가 많이 차지 할 수 있다. 하지만 캠핑 감성을 생각한다면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텐트 및 장비는 미니멀하게 가는 추세지만 그 퀄리티는 더욱 높아 지고 있는것 같다. 퀄러티가 높아 지지만 미니멀화 환 캠핑과는 거리가 조금은 있는것 같다. 어느 캠핑장의 한 캠퍼는 텐트 및 타프는 미니멀화 한것이었지만 의자, 테이블,선반, 아이스쿨러, 워터 탱크 등 수많은 장비가 있었고, 그 퀄리티 또한 너무 좋았다. 하지만 텐트를 해체하고 집에 가는 모습을 보니 짐이 너무 많았다. 감성과 미니멀을 한꺼번에 잡기엔 무리였나 싶었다.
필자도 7년 경력의 캠퍼이지만 나만의 스타일의 캠핑을 고수 하는 면도 있지만, 이 캠핑의 변화을 무시할 수만 은 없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