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을 양도하다
6월부터는 매주 캠핑을 갈려고 여러 군데 예약을 했었다. 그러나 계획대로 매주 가지 못하고 있다. 비가 와서 예약했던 캠핑장 사이트를 수수료를 내면서 취소한 경우도 있고, 전남 보성의 국립 야영장의 경우는 이틀 전에 연락이 와서 당분간 야영장을 운영 중단한다고 일방적 통보를 받은 경우도 있다. 날씨의 영향으로 나의 의지로 안 가는 경우는 마음이 괜찮았지만, 야영장, 그것도 국립 야영장에서 일방적 취소는 무례하다고 생각했다.
본인의 업무 특성상 휴가기간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아니라. 필자가 가고 싶은 날이 휴가 기간이라 여름휴가의 악몽과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캠핑이 가고 싶었다. 그래서 아내는 급하게 캠핑 카페를 가입하고 키워드 알림으로 설정해 둔다고 내게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의 핸드폰에서 알림이 오기 시작하였다. "***캠핑장**사이트 양도합니다." 아내가 내게 그 알림을 전달했을 때는 어느 선량한 사람이 예약해놓은 캠핑장을 취소하느니 남에게 (무료) 양도를 하는 줄 알았다. 아내의 대답은 아니었다. 예약할 때 지불했던 그 금액 그대로 남에게 되파는 거였다. 그럼 그건 양도가 아니라, 매매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궁금해서 사전을 찾아보니,
- 매매(賣買)
1. 물건을 팔고 삼
- 양도(讓渡)
1. 권리나 법률상의 지위 따위를 남에게 넘김
2. 재산이나 물건 따위를 남에게 넘겨줌
캠핑 카페에서 양도의 의미는 넓은 의미로서 매매. 교환 등 소유권 이전을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나름 결론을 내렸다. 필자가 생각했던 무료는 아니었지만 사설 야영장을 양도받았고, 어떤 영수증이나 증빙 서류 없이 입금을 하였다. 조금 찝찝하긴 했지만 믿음을 가지고 캠핑장에 도착했고, 무사히 캠핑을 다녀왔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자 필자가 살고 있는 지역은 물난리를 겪지 않고 있지만, 충청도, 경기도, 강원도 등의 날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다행히 그 지역에 캠핑장을 예약하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아내의 핸드폰에 그 지역의 캠핑장 사이트 양도 알림이 수없이 울리고 있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못 가는 경우 다른 사람을 위해서라도 양도의 개념이면 좋겠지만, 폭우로 인해 본인도 못 가는 캠핑장을 남에게 양도하는 비양심적인 사람들이 많았다.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료 양도든, 유료 양도든 그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누군가 댓글에 "죽으러 가라고 양도하는 글을 올리느냐고" 쓴 사람을 보았다. 그 사람도 나와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힐링을 위한 캠핑장을 패닉 상태로 몰고 가는 이기적인 사람들을 그 알람을 통해 수없이 보았다. 국립이든 사설이든 1박에 1~5만 원까지 한다는 그 돈이 사람 목숨보다 아까운 것이었는가 생각이 들었다. 필자라면 그냥 취소수수료를 내더라도 취소했을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요즘은 감성 캠핑과 미니멀 캠핑이 트렌드다. 차가운 소재보다는 따뜻한 원목을, 밝은 백색 등보다는 은은한 주황색 빛을 선호하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이것저것 부피가 큰 것보다는 부피도 작으면서 가벼운 미니멀화한 캠핑장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렇듯 하드웨어적인 캠핑의 트렌드는 캠퍼들이 잘 따르고 있는 듯하다.
소프웨어적인 면, 감성적인 측면에서는 어떤가.
이번 물난리로 감성캠핑의 그 감성의 개념을 다시 생각해보고 싶다. 감성캠핑이 은은한 불빛을 선호하거나 불멍을 하면서 생각에 잠기는 게 전부가 아닌 것 같다. 사전적 의미에서 설명되어있듯이 감각적인 자극이나 인상을 받아들이는 본인의 마음의 성질은 어떠한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감성(感性)
1. 자극에 대하여 느낌이 일어나는 능력
2. 감각적 자극이나 인상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성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