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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팅베터 Aug 11. 2020

독서의 길로 들어서기까지

독서법부터

 독서의 길로 들어서기 전까지는 가방에 책을 1권 넣어서 가지고 다니면서 독서를 하곤 했다.  많은 독서를 하지 않고 일주일에 1권 정도 읽는 수준으로 책을 본 기억이 난다. 본격적으로 책을 읽게 된 계기와 지금까지 어떻게 책을 읽고 읽는지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한다.


 몇 년 전 한 달간의 시간이 생긴 적이 있었다. 별다른 계획 없이 오전에는 운동을 하고 오후에 는 그냥 쉬고 있었다. 집에 있으니 멍하니 있는 나를 보고 있으니 심심하기도 해서 집 근처에 있는 도서관에 가보기로 하였다. 읽고 싶은 책을 책을 고르고 싶었지만 어떻게 책을 골라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왜냐면 항상 대형서점의 마케팅용으로 진열된 책을 위주로 고르고 구매하였기에 스스로 책 하나 고르는 게 힘들었다. 그 당시 일주일에 1권 정도 읽는 수준이라 책 읽는 속도도 느리고 이해하는데도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었다. 그래서 도서관에 앉아서 짧지만 깊은 생각을 자주 했다. 어떻게 책을 읽고, 어떤 책을 선택해서 읽어야 하는지를....


 처음엔 막연하게 독서법에 관한 책을 읽었다. 느낀 점이라면 난 독서에 관해서는 그냥 무지 상태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 번도 내게 어떤 방법으로 책을 읽어야 하는지 가르쳐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것이다. 주변에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 사람이 없어서 그랬을 가능성이 큰 것 같다. 방법을 몰랐던 내게 독서법에 관한 책은 피와 살이 되었다.


 처음 독서법 관련 책 읽기를 시작으로 두 달 동안 독서법에 관한 책만 읽었다. 알아가는 과정이 재밌기도 하고 어떤 책을 보니 한 분야에 대해서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최소 50권은 읽어야 한다는 글귀를 보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책을 읽다 보니, 독서노트에 기록된 책들을 보니 대략 60권 정도 읽었다. 두 달 동안 독서법에 관한 책을 읽다 보니 이제는 독서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어떤 책이 든 가장 좋은 방법으로 읽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자만심과 자신감이 반반 섞여 있었던 시기였던 같다.


 초반에는 내용적인 면을 떠나 본인의 의지가 쉽게 꺾이지 않도록 300페이지 내외의 책을 읽었다. 속도감도 붙이고 내용 이해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손에 잡히는 데로 읽었다. 독서법 관련 내용은 알지만 너무 다양하고 얕게 읽으니 내면이 채워지는 속도는 느렸다.

일 년 동안 장르를 정하지 않고 읽다 보니 얕은 물에서만 놀고 있는 자신을 바라보게 되었다. 독서를 통한 인풋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자 빠져나가는 부분도 많았다.

그래서 장르별 구분해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좋아하는 분야와 내가 취약한 분야가 어떠한가를 파악해 보기로 하였다. 그 기간을 일 년 정도 보냈던 것 같다. 좋아해서 읽고 싶은 분야와 취약해서 읽어야 하는 분야를 정리하였고 계획데로 실천하기 위해서 독서노트에 기록하기 시작하였다. 독서노트 첫 장에는 아래와 같이 항상 적는다.

•올해 읽고 싶은 독서 장르

•올해 목표 독서량

•읽어야 할 책 리스트


 누가 시킨 건 아니지만 나의 내면에서 우러나서 하고 있는 것 같다. 독서에 대한 의무감은 없지만 독서노 토트에 적어 놓은데로 따라가는 나를 본다. 장르별 구분해서 읽으니 어떤 분야에 대해서 말할 기회가 있을 때 한 시간 이상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  연습 삼아 잠자기 전에 아내에게 30분에서 1시간 정도 책에 관련된 내용을 말하는 편이다. 참을성 있게 들어준 아내가 지금 생각해보니 고맙다. 관심 없는 분야도 많았을 텐데..  나의 청중이 되기가 쉽지는 않았을 텐데...


 위대한 독서의 힘의 저자 강건 작가가 말했다 "정말 열심히 살지만 삶의 변화가 없는 것은 자기 생각의 한계 안에서 살아가기 때문이다"라는 글귀를 보는 순간 스스로 반성을 많이 하게 되었다. 열심히 살고 있다고 하였지만 정말 스스로 열심히 살았는지 아니면 나만의 한계 안에서 열심히 살았는지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낯선 자극과 부딪히면서 익숙한 것을 다시 새롭게 볼 수 있어야 한다." 고 말한  사이토 다카시의 말처럼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통해 낯선 자극에 본인을 노출시켰다. 독서가 새로운 정보를 얻게 하는 면보다는 기존에 쉽게 지나쳤던 것들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는 것 같다. 여행 또한 많이 갈려고 노력하였다.


한편 독서백편 의자현처럼 책을 백번 읽어 그 뜻이 저절로 드러날 때까지 읽지는 않지만, 재독 및 다독을 즐긴다.  몇 권 이상 읽어야 다독이라고 불릴 수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이전보다는 다독을 한다. 눈으로만 읽는 다독이 아니라 머리로 이해하고 내용을 공감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다독을 즐긴다.  

마흔에 배운 독서 지략의 기성준 작가는 특별한 사람이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는 사람이 특별한 사람이 된다고 하였다. 필자 또한 과거엔 평범하다고 생각하였지만 나만의 생각일지라도 책을 읽으면서 내면에서 특별한 사람이 되고 있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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