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한 성실이가 성실하지 못했던 한 가지

by 사잇결


성실이라 불리는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집에 돌아오면
가족들의 옷가지를 먼저 정리했고,
친구들과 함께 있어도
누군가 컵을 들고 일어서기 전에
이미 몸을 먼저 일으켰다.


아이들이 항상 먼저였고

부모님 일이 그다음이었으며
남편은 늘 그 사이에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기분 나쁜 두통이 시작되었다.
눈을 뜨자마자 가슴이 답답해
숨을 깊이 들이쉬는 일이 쉽지 않았다.

잠깐 쉬면 괜찮아질 거라 생각했지만,
증상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해가 한 번 바뀌고
다시 한번 더 바뀌었지만
몸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성실이는 전문가 앞에 앉았다.

그 뒤로,

성실이는 가족들이 먹다 남긴 반찬을
굳이 먹지 않았다.
하루쯤 아이들에게 라면을 끓여주고도
스스로를 나무라지 않았다.

아이들의 작아진 양말을 보면
아직 멀쩡해 보여도
과감하게 버렸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쌓이던 어느 날,
성실이는 햇살 가득 드는 창가에 앉아
커피를 한 모금 머금었다.

전에는 늘 후루룩 삼키던 커피였다.

성실이는 처음으로
커피 본연의 향을 느껴보았다.

그제야 성실이의 얼굴에
알 듯 말 듯한 미소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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