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에 정신 못 차린 초보 작가의 고백
라이킷 알림에 제대로 맛이 간 나를 본 순간, 나는 글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드디어 작가가 되었다.
브런치에서 승인받은 작가.
첫 글을 올리자마자
지잉~ ***님이 라이킷했습니다.
머지? 브런치에 이런 것도 있었나?
지잉, 지잉, 지잉.
라이킷 수가 10을 넘기고, 어느새 20을 돌파했다.
첫 글을 올린 날, 낮에도 밤에도 새벽에도
전화기는 예고 없이 울렸다.
알림이 뜰 때마다 잽싸게 확인한다.
그리고 입가가 저절로 말려 올라갔다.
오늘 올린 글도 어느새 라이킷 10을 넘겼다.
와.
이놈의 라이킷이 뭐라고 심장을 이렇게 쫄깃할까.
심심하면, 아니 심심하지 않아도
브런치 앱을 열었다.
안 그래도 핸드폰을 놓지 못하는 삶이었는데
이젠 ‘작가’라는 명분까지 생겼으니
더욱 놓지 못했다.
11월 초에 가입하고
3일 만에 ‘작가’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한 달도 안 된 사이
나는 ‘라이킷 집착자’가 되어 있었다.
그놈의 라이킷이 뭐라고.
정성껏 쌓아 올린 독서 루틴이 무너졌고,
새벽에 화장실을 다녀와서도
먼저 라이킷을 확인했다.
라이킷만 보고 있다가 문득,
‘어떤 글을 써야 많이 받을까?’
쓰고 싶은 글보다
‘잘 먹히는 글’을 먼저 떠올리는 내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자
더 이상 생각들을 글로 표현하지 못하겠다.
이 글이 라이킷을 많이 받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주객전도.
그토록 바라던 ‘글 쓰는 사람’이 되었는데
라이킷에 마음이 요동치는 나를 보게 됐다.
결국 또다시
다른 사람의 인정 앞에서 흔들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번엔 감사했다.
짧은 시간 안에
내 집착을 또렷하게 보았고,
타인의 인정에 목말라하는 나를
솔직하게 마주했기 때문이다.
넘어지면 어떠하리,
넘어져야 다시 일어설 수 있으니까!
그리고 넘어진 나도 분명한 ‘나’니까.
오늘도 조용히.
못난 나를 담담히 받아들여 본다.
괜찮다고 다독여 준다.
라이킷은 아무 잘못 없다.
집착한 마음이 문제였을 뿐.
이제 알았으니,
다시 내 자리로 돌아갈 수 있겠다.
읽고 쓰는 나의 자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