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일요일이 기분이 좋지 않았다. 뭐 다양한 이유였지만 일요일날 해야 할 일들을 하나도 안 하고 놀았다는 셀프 죄책감도 있었던 것 같고. 내일 회사에서 해야 할 일들이며 그렇게 열심히 하던 운동도 주중에 막상 해야 하니 막막(?)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일요일엔 너무 놀아서 기분이 좋지 않았고, 다음 주부터 놀지 못할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뭐 어쩌라는 건지)
그렇게 일요일 저녁부터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침대에 누워있으면서 그 다크함을 온전히 받아들이다가 문득 왜 이러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트집 잡아 우울해하고 있는 거지? 하며. 너무 기분 안 좋음을 ‘내가 선택’ 한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감사한 일들’에 대해 생각했다. 이것저것 사소한 것들도 싸그리 다 감사해 보니, 생각보다 나는 가진 것이 많고 누리는 것이 많았던 것 같았다. 가진 것에 집중하는 삶을 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중함을 잃지 말고, 나에게 스스로 해를 가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그리고 나니 기분이 나아졌다. 내가 기분을 선택한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