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형(님)이 하는 유튜브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오기도 하고, 무언가 쌓아가고 있거나 결실을 맺고 있는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나오기도 하는데. 자신의 길을 수년간 아니 수십 년간 함께 걸어온 사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그간 흘려보내온 지난 얘기를 하는 에피소드들이 특히나 좋다. (내가 꿈꾸는 미래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재형이 요리를 하는 게 좋다. 요리를 어떻게 이렇게 멋지고 예쁘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하는데. 멋있기만 하나? 따라 해서 먹어보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특히 배추 술찜이나 당근라페, 오이 딜 샐러드는 정말 강추다.
작년 말에 (얼마 되진 않았다.) 아빠가 갑자기 몸이 급격히 안 좋아져서 입원을 하게 되었었다. 너무 급작스럽기도 하고 그 과정 또한 너무 유쾌하지 않았기에 마음속에서는 정말 다양한 소리들을 내고 있었다. 그때 내게 위로가 되었던 것이 있었는데, 정재형의 요정식탁에서 김형석 작곡가가 가볍게 던진 말 한마디이다. (때로는 '말 한마디'로 천냥 빚도 갚지 않나.) "인생은 솔루션인것 같다고. 그냥 하면 된다고. 이 문제가 왜 내게 주어졌을까 근본적으로 고민하는 순간 인생은 고달파진다"는 말이었다. 그냥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그때 그때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나는 언제나 왜? 왜 이런 일을 해야 하고 왜? 그래야 하고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있을지 질문하며 살아갔었는데, 그러니까 인생이 고달팠던 것이다. 그러니 그냥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하나 하나 해나가면 된다는 것이었다. 그 마음으로 아빠의 입원시기를 버텼던 것 같다. 그냥 아빠를 보살피면 되는 거니까. 너무 깊게 생각해서 나를 갉아먹진 말자고. 그렇게 조금씩 단단해지는 것이 아닐까 했다. 그냥 주어진 일들을 그때그때 최선을 다하면서 좋은 사람들과 해결해 나가 보는 것이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