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 싫은 일들이 있거나 혹은 하기로 계획했는데 막상 더 놀고 쉽고, 쉬고 싶어서 하기 망설여지는 일들을 대할 때 내가 요즘 하는 주문이다. “그냥 딱 15분만 하자” 15분은 사실 인스타 한번 후루룩 보면 흘러가는 시간이기도 하고, 잠시 쪽잠을 자고 일어나는 시간이기도 하고, 샤워를 후딱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하찮게 보이는 소소한 시간이기도 하고 또 막상 시간을 재고 해야 할 일들을 하면 되게 긴 시간이기도 한, 되게 애매한 시간 15분.
요즘엔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읽는 일에 게을러져서 15분만 책을 읽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렇게 타이머를 맞추고 읽다 보면 생각보다 제한된 시간 안에 읽고 싶은 마음에 (마치, 혼자 하고 있는 게임 같다.) 집중도 빠르게 하게 되고, 그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시간을 더 넘기기도 한다. 애매하게 짧은 것 같으면서도 긴 15분의 힘이다. 그렇게 15분‘만’ 읽기 시작하면 나름의 갓생을 살 수 있다. (뭐 또 굳이 갓생을 살 필요는 없지만) 하고 싶은 게, 되고 싶은 게 많은 나에겐 이 주문의 힘은 나름 강력하다. 오늘도 마지막 남은 설 연휴 (진짜 너무 소중하다..) 아침, 딱 15분만 책 읽어보니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또 남은 설연휴 딱 15분만 뭘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