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환영해!나의 도서관

240121작성ㅡ조카딸 사서직 합격을 기념하며 올림

by 파란진실


승진하고 성산일출도서관으로 자리를 옮기는지 석 달이 조금 더 되었다. 뭔가 새롭고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가 곳곳에서 노랗게 파랗게 뿜어져 나오는 이곳, 성산일출도서관에서 보내는 생활은 아직 즐겁다. 프로그램 운영도 낯설지만 설레고, 실수할까 봐 걱정하지만 희망적이다.

2월 말, 곧 연말정산 차액이 입금되기 따라서 어머니께서 원하시던 텔레비전을 미리 질렀다. 너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흐뭇하다. 아이처럼 화면이 크고 신상품이라면서 12시까지 보고 계신다. 예전 소녀시대 비슷한 이미지의 아이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보시며 즐거워하신다. 트로트 프로그램도 빠지지 않고 보시는 것 같다.

성산일출도서관을 다니면서 하루하루 다이어리에 적고 있다. 빼곡히 일과를 적고 나면 도서관 로비에 어울릴만한 클래식 연주 음악을 선곡하고 또 다 듣고 나면 하루가 뿌듯하다. 어제는 추운 겨울에 어울리는 클래식 연주곡, 오늘은 영화음악 피아노 연주곡이었다. 그제도 그끄저께도 누군가가 선곡했을 클래식 연주이겠지만 난 음악에 나를 담고 자리에 앉아서 업무를 본다.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하여 강사를 선정하고, 운영계획도 세우고, 재료비도 결제하고 때론 보조강사 역할까지 하면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 관리한다. 공고하기 위하여 웹서핑하고 편집하면서 즐거워지니 나에게 더 이상의 것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또 동아리 담당이기도 하여서 영어 동화동아리를 만들려고 계획 중이다. 사실 전화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어서 일어 회화동아리도 만들고 싶다. 그런데 팀장님이 나의 원대한 동아리 운영계획을 도서관 재개장 이후로 미루셨다. 지금은 리모델링 공사 준비 중이기에 무엇을 시작할 때가 아니긴 하다. 더욱이 팀장님께 이야기해 드렸던 것과 달리 조금 수정하고 계획을 진행한 바람에 미루어진 것이다. 비대면 되면 두 가지 방식 다 사용해 가며 도서관 재개장하기 전에도 해보려 했었는데 그것도 맘에 안 드신 것 같다. 도서관 재개장 이후 재도전하려고 문서를 중단 처리해 놓았다. 그리고 그때까지 수정 보완하는 게 나의 일이 되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해온 일처럼 익숙한 느낌으로 일 처리하고 있다. 프로그램 운영은 쉬운 일도 아니고 만만히 볼 일은 아니다. 그러나 아마도 곧 나의 자존심이 될 것 같다. 머릿속에서 여러 프로그램을 구상해 본다. 클래식, 영어 그림책, 논술 등의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술술 굴러간다. 이제 열정적으로나 긍정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본 작가가 지은 사다만 놓고 못 읽은 책, 일을 잘한다는 것이란 책을 이젠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도서관 이용자들을 위해서 지역구민과 관광객들을 위해서 공무원인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해나가야겠다.

환영해 나의 도서관, 사랑해 나의 도서관.

<,2024.01.21.>
사서직 시험에 붙은 조카딸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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