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풍경

런던 드로잉

by 밝은 숲

런던이라는 도시는 제게 꽤 친숙하게 느껴집니다. 그건 아마도 여행자로 한 달 동안 런던살이를 했기 때문일 겁니다.


하던 일도 접고 진행한 런던살이의 시작은 아이의 교육 때문이었는데 한 달 동안의 일정을 런던에 있는 모든 박물관과 미술관 둘러보는 것, 주변 잉글랜드의 유적지와 문화를 체험하는 것으로 짰었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처음 가 본 해외여행지가 런던이었다는 게 행운이란 생각이 듭니다. 런던에 있는 모든 미술관을 다 관람하고도 시간이 여유로왔는데 덕분에 가장 좋아하는 내셔널 갤러리를 몇 번 더 가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알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그림을 좋아한다는 것을요.


루벤스 방에 앉아 그의 화려하고 다채롭고 역동적이고 풍만한 그림들을 감상하는 시간들이 행복했습니다. 고희의 해바라기는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자세히 오래도록 바라보며 고흐의 삶과 죽음을 떠올려 보기도 했습니다.


고흐의 그림을 보면서 고흐가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김광석의 '사랑했지만 ‘ 노래를 들으면서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은 것처럼 말이지요.


그때의 경험 때문이었는지 그 이후부터 유럽은 제게 가고 싶은 여행지가 되었고 유럽인들이 남긴 역사와 문화 유적지, 그림들은 그동안 읽은 서양 고전과 명작, 역사책에 나온 것들이어서 그것을 확인하고 기억하고 살펴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딸애도 유럽 여행을 하게 되면 런던은 꼭 들르는데 어린 시절 한 달살이를 한 경험 때문인지 친숙하고 익숙하다 합니다.

하이드 파크 수채화

대학원 다니던 작년 여름방학에는 런던에 가서 하이드 파크를 들러 보며 사진을 보내왔었는데 8월의 런던 하늘은 화창하고 물가 풍경이 평화롭고 길을 따라 강아지 한 마리가 산책하는 모습이 좋아 그림으로 그려봤습니다.


얼마 전에는 런던에 사는 동생이 동네를 산책하다가 템즈강변에 있는 런던탑을 사진으로 보내왔습니다. 사진을 보는 순간 그때 런던탑을 보러 갔던 기억이 났습니다. 초등 5학년 딸아이에게 서양역사를 체험 학습으로 시켜주야겠다는 마음에 일정표에 넣었을 겁니다.


1100년 경에 완성된 런던탑은 성이자 궁전, 요새로 지어졌는데 나중에는 감옥으로 처형장으로도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지금은 박물관이 되어 수많은 관광객들이 들르는 관광지가 되었는데 지금도 기억나는 것은 오래된 건물 안에 엄청나게 화려하고 번쩍이는 왕실 보물들이 있었다는 겁니다.

런던탑 어반드로잉

지금은 그 당시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밖에서 기다리거나 길을 지나가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동생이 보내준 사진을 보니 옛날 일이 떠올라서 템즈강변을 따라 걷던 런던의 길들, 아직 어렸던 딸애와 살아계시던 엄마, 난생처음으로 여유를 가지고 여행했던 과거의 내가 아련히 떠올라서 런던탑을 그림으로 그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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