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나는 스페셜리스트다-1
정리하는 습관은 기술자가 일하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합니다.
공구를 정리하고 챙기는 것은 기술자의 습관에 따라 달라집니다. 기술자가 되기 전부터 좋은 습관을 만들어야 해요. 공구와 부재료가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필요할 떼 찾아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공구와 소모품들이 공구박스 어디에 있는지 기술자는 알고 있어야 합니다. 현장에서 갑자기 어떤 공구가 필요면 공구박스에서 찾게 되는데, 공구박스가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찾는데 시간 걸리고 짜증도 납니다. 찾아 쓰기 편한 곳에 있어야 수월하게 이용할 수 있고, 작업능률과 시공퀄리티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공구정리를 잘해야 하지만, 공구를 정리하는 것에 집착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현장의 작업보다 공구 정리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하면 안 되겠죠. 어떤 일이 더 중요한 것인지 우선순위가 바뀐 것입니다. 공구나 소모품이 어떤 공구상자 들어 있고, 종류별로 정리가 되어 있고, 소모품들은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면 그 정도로 충분합니다. 그렇게 해야 내 몸과 마음이 편해지고, 작업능률도 올라갑니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 현장에 더 신경을 쓸 수 있습니다.
공구정리를 잘하려면
가격 높은 브랜드의 공구박스를 것을 사용한다고 하여 몸이 편해지고, 일이 잘 풀리는 것이 아닙니다.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저렴한 리빙박스도 기술자인 당신에게 맞는다면 더 효율적입니다. 당신의 공구들을 종류별로 정리를 잘할 수 있고, 당신의 작업차량 적절한 공간에 배치할 수 있으며, 편하게 꺼내 쓸 수 있는 공구박스를 선택해야 합니다. 그리고 핸드카트로도 잘 이동시킬 수 있는 공구박스여야 합니다.
저는 공구박스 한 개와 연장박스 세 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공구박스에는 작업에 필요한 필수 공구들과 재료가 들어있습니다.
연장박스 A는 전동공구와 함께 사용빈도가 높은 공구들을 넣습니다.
연장박스에 무거운 전동공구를 넣고, 자주 사용하는 공구들을 그 위에 넣습니다.
연장박스 B는 각종 소모품과 부자재
연장박스 C는 자주 사용하지는 않지만 필요할 수 있는 공구나 소모품
공구박스와 연장박스는 분기에 한번 정도 공구들을 다 들어내고 깔끔하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타일시공 하면 타일본드통이 나오는데, 본드 통이 다목적이라 많은 기술자들이 사용합니다.
물 담아 사용할 수 있고, 높은 곳이면 밟고 올라갈 수 있고(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연장박스를 모두 가져갈 필요가 없을 때에는 위 사진처럼 일부 연장 및 재료를 넣어 가지고 다닐 수 있습니다. 다목적이죠!
사용한 연장은 제자리에 놓아야 합니다. 당신만의 습관과 루틴을 만들어 사용하기 편한 곳에 놓아야 하죠. 자주 사용하는 작은 공구는 작업조끼나 주머니에 넣어야 하죠. 제자리에 공구를 놓지 않으면 필요할 때마다 찾게 됩니다. 그렇다고 다시 사용할 연장을 공구상자에 넣어버리면, 다시 공구상자를 열어 꺼내기 번거로워집니다. 사용한 공구가 이 현장에서 더 이상 필요 없게 되었을 때 공구상자에 넣습니다.
다른 기술자에게 공구를 빌리면 사용한 후 제자리에 놓아야 합니다. 그리고 "잘 썼어요."라며 고맙다고 해야 합니다. 도움을 받은 사람의 도리입니다. 빌려줄 수 있는지 물어보지도 않고 다른 기술자의 공구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큰 실례입니다. 잠깐 빌리는 것도 빌릴 수 있는지 물어보고 답을 듣고 빌려가는 것이 예의입니다. 그리고 다른 기술자와 같은 공구가 있다면 섞이지 않게 주의하세요.
현장 작업하면 쓰레기와 폐기물이 나옵니다. 치우지 않고 작업하면 사용할 공간이 좁아지고, 마음도 산만해지고, 집중력도 떨어집니다. 공구가 숨겨지기도 하죠. 고무바킹, 너트, 금속브래킷 등 작은 부속들을 정리되지 않은 곳에 떨어뜨리면, 찾기 어렵습니다. 주변 정리 하면서 작업하는 것이 좋습니다.
작업하면서 한 공정이 끝나면 공구 정리하고, 쓰레기 치우고, 사진찍고 다시 새로운 기분으로 작업합니다. 현장을 치우느라 시간을 더 허비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더 빠른 방법입니다. 정리하면서 작업하면 다른 사람이 볼 때 작업이 깔끔하고, 기술자가 전문가로 보입니다.
군대에서 k-2 소총 사격 후 의무적으로 정비하고 총열을 잘 닦아 놓듯이, 공구들도 잘 정비해야 망가지지 않고 오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작업한 날 몸이 힘들다고 대충 정리하고 현장을 나오게 되면 다시 사용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타일공구는 반죽된 시멘트가 묻어 굳어 버리면 나중에 잘 닦이지 않습니다. 사용한 공구는 모두 공구박스에 담겼는지 확인하고 현장을 나서야 합니다. 그런 습관이 공구를 잃어버리지 않는 지름길입니다. "공구를 잃어버리는 것은 시공 퀄리티 또한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공구를 잃어버리면 다시 구매하기 전까지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현장에서 그 공구가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없어 작업퀄리티가 떨어지거나 작업을 할 수 없을 수도 있어요.
저는 작업하러 가기 전에 소모품으로 접시머리나사(스탠), 칼브럭, 포세린타일비트, 타일스페이스, 테프론테이프, 앵글밸브, 세면대 트랩(I트랩, P트랩, 폽업, 양변기 정심, 편심, 특수정심, 서비스니플(길이별로 다양하게), 연결고압호스, 각종 테이프, 각종 바이오실리콘, 그라인더 절단석, 마대자루, 커터칼날 등 소모품을 부족하지 않게 준비해 놓습니다.
현장에서 소모품들을 사용하면서, 재고가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 후, 부족한 소모품은 구매합니다. 현장에서 잠시 쉴 때 메모해 둬야 해요. 현장을 나오면 잊어버리기 때문에 휴대폰 메모장에 메모해 놓습니다. 소모품이 준비되어 있어야 마음 놓고 작업할 수 있습니다.
작업 중에도 치우면서 해야 하지만, 작업을 마감한 후 현장을 깔끔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시공을 아무리 잘했더라도, 뒷마무리가 깔끔하지 않으면 전문기술자로 보이지 않습니다. 뒷정리하지 않고 현장을 나오면 뒤가 좀 찜찜하지 않을까요? 화장실에서 볼일 보고, 뒤처리를 안 하고 나온 느낌?
작업현장을 정리하면 공구가 하나씩 발견되기도 합니다. 공구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현장은 깔끔하게 정리하고 현장을 벗어나는 습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너바스 이실장이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