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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한 Oct 31. 2022

속상하지 않았던 이별




죽고 못사는 것처럼 우리는 5년을 만났다.

군대 2년을 빼도, 우리는 20대 초반이란 나이에 3년을 만났다.

매일 만나는 것은 물론, 카톡 답장도 5분 내로 칼같이 하는 커플. 이런 커플도 헤어진다.



멀쩡하게 밥 잘 먹고 앉아있다가 모자를 눌러쓰고 밖으로 나갔다.

잠깐 만나자는 나의 말에, 다른 약속이 늦게 끝날 것 같다는 대답

나는 그래도 괜찮다며 꼭 오늘 만나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더 이상은 내가 너를 좋아하는 것 같지 않으니 헤어지자고 했다.

상대방은 길에 서서 30분동안 화를 냈는지 소리를 질렀는지 그랬고

나는 4차선 도로 옆 인도에 서서 쌩쌩거리는 차 소리에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차라리 그게 더 나은 것 같았다.



이별이 하나도 속상하지 않았다.

내가 썅년짓을 해서 그럴까 처음엔 그런 생각도 해봤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이미 내 마음은 차곡차곡 정리되고 있었고

그것은 상대가 다른 사람의 얘기를 할때 참 예쁜 표정을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던 때부터였다.

우리가 헤어진 이유는 단지 그것 때문이라고 나는 변명을 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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