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자 선언 - 문유석

4년이 지났어도

by 지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에 집중하는 요즘 사람들에 대한 글을 읽게 되었다. 그다지 와닿는 글이 아니었기 때문에 자세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어쨌든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성공에 대한 확신이 없는 현실이 우리를 '소확행'에 집중하게 했다는 내용이었고, 그래서 결론은 안타깝다는건지 아니라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그냥 그렇다는 거였다. 읽고 싶은 책을 읽고 간간히 기록을 남기는 게 단순히 취미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와 생각해보니 나에게는 일종의 소확행이 아니었나 싶다. 여기저기서 알게 된 사람들과 또 마주하는게 불편해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은 활동도 잘 안하게 되고 브런치 계정도 지인들에게 알려준 적 없으니, 읽고픈 것을 읽고 하고픈 말을 쓰면서 나름의 해방감을 느끼고 있는 중인 것 같다.


뉴스를 봐도 답답한 일 뿐이고 자소서는 막막하게만 느껴지고 인간관계는 갈등과 시샘과 편가르기 때문에 멀리하고 산 지 몇 년 되었다. 피곤함을 잊기 위해서 최근에는 오래 전에 끝난 드라마를 보고 재밌게 읽었던 책을 읽기 시작했다. 무력감에서 벗어나는데 이 책 저자의 마인드셋이 참 마음에 들었다. 작가는 남들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스스로 자승자박하는 것을 멈추기, 남들의 시선에서 벗어나 개인의 행복을 찾기 같은 것들을 얘기하면서 앞으로도 자신은 꾸준히 합리적인 개인주의자가 될 것을 말한다. 일상에서 느끼는 생각을 개인주의자의 시선으로 풀어내면서도 사회적 연대와 공동체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어떤 이들은 늘 그래왔던 일이고 잘 참다가 이제와서 지난 일을 상처란답시고 터뜨리는 심보는 무엇이냐며 고통받는 이들의 외침을 비웃는다. 시퍼런 물 속에서 가족을,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야만 했던 이유를 묻는 사람들에게 정치질 작작 하라며 지긋지긋한 일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 늘 그래왔듯 입을 닫고 조용히 참고 살아주는 것이 개인주의자가 아니다. 싫은 것을 싫다고 말해도 이상한 시선을 받지 않는 사회, 옳지 않은 것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개인주의자가 많은, 똘레랑스가 만연한 세상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의 자유가 존중받기 위해서는 타인의 자유도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나는 '나'이기 때문에 존재 의미가 있듯 타인은 타인인 그대로 의미가 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집단주의 사회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서로의 자유를 존중받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누구도 다른 이를 이유없이 혐오할 자유는 없으며,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서 의무와 복종을 요구하는 수직적 관계를 강요할 수 있는 권리도 없다는 것을 무겁게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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