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가게

by JACOB




겨울 가게


그저 있는 사람이 있다.

눈에 크게 띄지도 않고 그저 잔잔히 있는 사람.

요란하거나 소란하지도 않고 그저 묵묵히 있는 사람.


그저 있기만 한 것이 아쉬워 목소리를 높여봐도 그는 있기만 하다.

묵묵히. 잠잠히. 그 자리에 있기만 하다.


어느덧 또다시 지긋한 어둠과 추위가 내려앉은 겨울, 우리는 찾는다.

전심전력으로 그 자리를 지켰던 있기만 한 그 불빛을.


그 불빛이 요란하게 겨울 어둠을 몰아내지 않고

그 불빛이 소란하게 겨울 추위를 물리치지 않지만

우리는 이 곁들 사이에서 겨울을 이룬다.


그저 있는 것,

인생살이 살내음은 전심전력으로 버티고 견디고 그저 있는 사람들로 인해서 향기로워진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 자주 잊는다.*




*“나 여기 있어!” “나 여기 있어!!” “나 여기 있어!!!”

세상을 낯설게 만들지 않기 위해 그 자리에서 꿋꿋이 버텨내고 견뎌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의 일상은 그런 사람들 위에 서 있는 게 아니겠어요? 그 사람들이 없었더라면 우리의 일상은 온통 낯섦 투성이들로 결코 평안하지 않았을 겁니다.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