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것으로 대신 채움
입에 붙지 않을 것만 같았던 2025년이 끝나간다. ‘어떻게 보냈지’
이른 새벽 공기가 엄숙하게 다가오는 것은 기분 탓일까. 차가운 하늘 아래 다정한 숨을 크게 뱉어본다.
‘아, 저녁에 비 온다는데 퇴근하고 비 맞으면서 러닝이나 할까.’
‘이젠 진짜 춥다. 내 숨은 모락모락 잘도 피네.’
‘꼭 대화해야 하나. 그냥 아이들 웃음이나 보는 시간도 있는 거겠지.’
‘북적북적 숨 막히는 지하철, 뭐 노래만 있으면야 이곳도 살내음 가득한 천국철이다.’
‘어? 고양이 지나간다. 너 귀엽다 야.’
왜인지 2025년은 기대가 많았다. 나름 무엇을 해왔던 해여서 그랬을까, 아니면 이제는 무엇을 해보려는 해여서 그랬을까. 기대도 욕심도 많았다. 하지만 새로운 무게만 하루 위에 쌓였을 뿐 특별한 건 없었다. 괜히 광명을 찾아 나서겠다고 내디뎠던 걸음들이 오히려 작은 몸을 무겁게 적셨다. 앞으로 오래 걸어야 할 몸인데 너무 쉽고 빠르게 지친 건 아닐까.
기대했던 2025년과 슬슬 작별하는 시간. 이제는 빛나는 광명과 광휘보다 지나가는 고양이가, 다정한 노래가, 활기찬 아이들이, 뜨거운 내 숨이, 사사로운 러닝이 내 오늘을 지탱한다. 커다란 광명이 크게크게 몰아주는 하루에서 자잘하게 빛나는 조각 하나하나가 지탱하는 오늘로.
‘특별함 없는 이 엉성한 하루가 얽히고설켜 언젠간 나를 광명과 광휘 앞으로 데려다주겠지.’
그때까지 다른 조각들로 내 오늘을 대신 채우는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도, 일상을 산다는 것도 그런 게 아닐까. 특별할 것 없는 풍경 아래서 금싸라기 건지듯 오색 찬란한 순간을 발견하는 것. 예기치 않은 순간에 선물처럼 다가오는 하늘 무지개를 기대하고 기다리며 말이다. 그전까진, 다른 것으로 대신해서 채우며 사는 거다.
‘대충’ 사는 거다. ‘대신 채우며’ 사는 거다.
대신해서 채울 수 있는 것들은 이 넓은 풍경에 언제든 있으니까. 작게라도 있으니까.
‘어? 고양이 또 지나간다. 니가 나의 오늘을 다 만들었다 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