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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비스커스 Jun 22. 2023

속물

원티드

유튜브에서 '나이 듦에 대한' 내용을 봤다. 

자신이 갖고 있는 불안을 객관화시키라는 내용이었다. 

내가 갖는 불안은 '돈'이다.

평생 글 쓴다고 돈을 모으지 못했다. 

50이 넘은 나이에 가진 것이 너무 없다. 

남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도 안 된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불안하고 무섭다. 


젊었을 적엔 허황된 희망이라도 있었다. 

작가로의 성공이 노후를 보장해 줄 수 있다고 믿었다. 

중년이 된 지금, 기대와 희망은 모두 연기처럼 사라졌다. 

가진 재주도 없어 취직을 하기도 어렵다. 

이대로라면 정말 앉아서 굶어 죽게 생겼다. 

아내가 일을 하지만, 두 사람이 살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아내의 일 역시 언제 그만둘지 알 수 없다. 

3년째 일하는 그녀 역시 눈과 목에 문제를 안고 있다. 

목보호대를 하고 일하는 아내를 볼 때마다 마음이 찢어진다. 

하지만 그만두라는 말을 못 한다. 


난 간신히 직업을 구해 일하고 있지만, 이 일이 싫다. 

단순하고, 지루하고 힘들다. 

문제는 그런 이 일도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1년 단위 계약직이라 내년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 

또 공장 안에 정말 싫은 사람이 있어, 매일 화를 참으며 일한다.

당장이라도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장갑을 벗어던지고 면상에 욕지거리를 실컷 해주고 당당히 공장을 나오고 싶다. 

마치 '원티드'의 주인공처럼. 

하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그래서 우리가 영화를 보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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