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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비스커스 Mar 20. 2024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세계여행

정말 많은 호평을 받는 영화다. 

인생영화라고 선전하기도 한다. 

난 이 영화를 딱 한 번 봤다. (몇 번 시도를 했는데, 결국 보다 포기했다)

기대와 달리, 정말 재미없었다. 

초반엔 괜찮은 설정이었다. 

캐릭터가 그랬다. 


그런데, 회사 생활이 나오며 지루해 지기 시작했다. 

아니, 기차를 기다리는 장면부터 지루했다.

왜 일까?

(사실 영화나, 책은 그냥 보는 게 좋다. 그게 안 되니 지루하게 된다)


나는 황당한 이야기를 싫어한다. 

그렇다고 완전 현실적인 이야기도 싫어한다. 

전자가 이런 영화다. 

후자는 플로리다 프로잭트다. 


월터에게 일어나는 일은, 다 뻥이다. 

그리고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도, 뻥처럼 보인다. 

전혀 이야기에 호기심이나 공감이 생기지 않는다. 

내가 저 상황에 처할 확률이 거의 제로다. 

(무인도에 표류할 확률이 더 높다)


무엇이 누군가에게 이 영화가 인생영화일까?

찌질한 회사원이 갑자기 세계여행을 하는 이야기라 그런가?

일탈을 꿈꾸는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했나?

주인공의 과거가 루저의 삶을 살고 있는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 냈나?

아마도 세계여행이 아닐까 싶다. 


어느 변호사의 말이 떠오른다. 

그는 아주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제 30대가 되었고, 자신의 삶과 지식을 유튜브로 전달하고 있다. 

삶의 변화를 원한다면서, 젊은이들이 세게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한마디로, 돈을 쓰는 소비다. 

세계여행이 나쁜 게 아니라, 변화는 자신의 노력이 필요한 일이란 것이다.

계획을 짜고, 정보를 취득하고, 도움을 줄 사람을 찾는 게 답이다.

근데 빚을 내거나 가진 돈을 모두 쏟아부어 여행을 떠난다. 

물론 즐거운 시간과 친구는 사귈 수 있다. 

하지만 원하는 변화는 얻기 어렵다. 

그는 그런 일을 안타까워했다. 

다르게 살고 싶어, 그래서 난 세계여행을 떠날 거야. 

갔다 오면, 다른 삶이 기다리나?

(군대 갔다 오면, 남자가 되나? 그럼 이재용과 윤석렬은 여자인가? 여기서 남자는 책임감 있고 정의로운 사람이다)


마치 괴로운 일이 닥치면 술을 마시는 행위와 같다. 

일을 해결하려 노력해야 하는데, 우린 친구 혹을 혼자 술을 마신다.

(다행히 술값은 싸다)

그러면서 자책하거나, 누군가 해결해 주길 바란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삶은 숙제가 아니다. 

하지만 우린 학생이다. 

숙제를 하고 안 하곤 우리의 자유다. 

다만 후한이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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