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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비스커스 Apr 06. 2024

어제 먹던 술

킹조지 5세

어제 먹던 술을 오늘 마저 마셨다. 

이상하게 난 소주냄새가 싫다.

뭐 내 입이 고급이라 그런 건 아니다.

비슷한 가격의 막걸리는 잘 마신다.

와인도 좋아하지 않는다.

뭔가 탁한 맛이 싫다.


사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술은 위스키다.

이유는, 그냥 냄새가 제일 덜 거북하다.

특별히 향을 느끼진 못한다.

언젠가 처남댁이 면세점에서 사 온 킹조지5세를 마신 적이 있다. 

회사 사장님이 즐겨 마시는 술이고, 모임에서 몇 번 마셨다 했다. 

(참고로 처남과 처남댁은 둘 다 제약회사 연구소 소장이다) 

솔직히 나쁘지 않았다. 

초콜릿 맛이 났다. 


난 물론 술을 자주 마신다.

맥주를 싫어해 주로 막걸리를 마신다.

제일 싸서 마신다.

덤으로 배도 부른다.

열무 김치랑 먹으면 좀 낫다.

(장모님이 담가 주셨다)


난 고등학교때부터 맥주를 마셨다. 

그때는 야자가 있었다.

저녁식사 시간에 친구들과 함께 성심여대 근처 호프집에 갔다.

주머니에 새우깡을 쑤셔 넣고.

맥주 500을 시키곤, 안주는 안 시켰다.

몰래 새우깡을 먹었다. 

(그 놈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지금 생각하면, 왜 그렇게 시키는 대로 살았을까 싶다.

어차피 이렇게 될 인생이었는데.

이제 생각하니, 가진 자들의 부속품이었단 걸 깨닫는다.

좀 더 나은 부속이냐 아니냐의 문제다.

다른 건 그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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