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조지 5세
어제 먹던 술을 오늘 마저 마셨다.
이상하게 난 소주냄새가 싫다.
뭐 내 입이 고급이라 그런 건 아니다.
비슷한 가격의 막걸리는 잘 마신다.
와인도 좋아하지 않는다.
뭔가 탁한 맛이 싫다.
사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술은 위스키다.
이유는, 그냥 냄새가 제일 덜 거북하다.
특별히 향을 느끼진 못한다.
언젠가 처남댁이 면세점에서 사 온 킹조지5세를 마신 적이 있다.
회사 사장님이 즐겨 마시는 술이고, 모임에서 몇 번 마셨다 했다.
(참고로 처남과 처남댁은 둘 다 제약회사 연구소 소장이다)
솔직히 나쁘지 않았다.
초콜릿 맛이 났다.
난 물론 술을 자주 마신다.
맥주를 싫어해 주로 막걸리를 마신다.
제일 싸서 마신다.
덤으로 배도 부른다.
열무 김치랑 먹으면 좀 낫다.
(장모님이 담가 주셨다)
난 고등학교때부터 맥주를 마셨다.
그때는 야자가 있었다.
저녁식사 시간에 친구들과 함께 성심여대 근처 호프집에 갔다.
주머니에 새우깡을 쑤셔 넣고.
맥주 500을 시키곤, 안주는 안 시켰다.
몰래 새우깡을 먹었다.
(그 놈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지금 생각하면, 왜 그렇게 시키는 대로 살았을까 싶다.
어차피 이렇게 될 인생이었는데.
이제 생각하니, 가진 자들의 부속품이었단 걸 깨닫는다.
좀 더 나은 부속이냐 아니냐의 문제다.
다른 건 그 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