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히비스커스 Apr 06. 2024

더 뷰티플

문재인

드디어 어제, 인천에 갔다. 

더 뷰티플 공연을 보았다. 

인천, 집에서 꽤 멀다.

난 개인적으로 멀리 움직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 분석은 추후 얘기할 기회가 있을 지 모르겠다)


아침에 일어나니, 아내가 꼬마김밥을 싸고 있었다. 

(내 건 연어김밥)

그냥 빵 먹으면 되는데, 아내는 저녁이 애매하니 김밥을 준비한다고 했다. 

물론 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지 않았다. 

그곳에 먹을 곳이 있는지, 쉴 곳이 있는지 전혀 몰랐다. 

다만 근처의 맛집은 알아 봤다. 

(난 리조트나 콘도에 있는 음식점이 비싸고 맛없다 생각한다)


그렇게 우린 인천으로 향했다. 

역시 도로엔 큰 트럭들이 많았다.

작은 우리 차가 마구 흔들렸다. 

아내는 큰 차가 타고 싶다 말하고,

난 우리 차에 사과했다. 

'미안하다. 엄마가 저렇게 생각없이 말한단다. 아빠가 두배로 사랑해.'


점심은 '서당골막국수'에 갔다. 

도로 안쪽에 있어, 보이지도 않았다. 

아는 사람만 찾아가는 곳이라 한다.

맛은 좋았다. 

들깨수제비정식과 막국수를 먹었다. 

아마 다음에 영종도를 방문한다면, 다시 찾을 거 같다.


그후 을왕리 해수욕장을 갔다. 

사람이 없어 좋았다. 

올 해 처음으로 바다를 보았다. 

바닷물에 손을 대 보았다. 

차지 않았다. 

역시 바다는 1시간 보면, 딱히 할 일이 없다. 


다음 방문지는 '메이드 림' 카페였다. 

교회를 개조했는데, 이 곳도 안 쪽에 있었다. 

일단 어두웠다. 

창을 다 막아놨다. 

아내는 불편하고, 탁하다 했다. 

바닥에 물이 흘렀는데, 나와 처제가 빠졌다. 

신이 크게 젖지는 않았지만, 젖었다. 

(어딜 가나 꼭 모자란 사람들이 있다)

커피 값도 비쌌다. 

빵도 만만치 않았다. 

맛은 평타.

옆에 뮤지엄이 있었는데, 사진찍기 좋았다. 

즉석사진도 있었는데, 재밌었다. 

이 값이 커피에 포함된 거였다. 

한 번은 가볼만하다고 생각되었다.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인스파이어 리조트' 로 향했다. 

와우! 대단했다. 

내가 나름 한국에서 큰 리조트를 다녀봤지만, 이렇게 멋진 곳은 처음이었다. 

내부시설도 좋고, 화려했다. 

카지노도 있고, 수영장도 있고, 특이한 음식점 들도 많았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기념으로

올리브 영에 들어가 치실과 사탕을 샀다.


역시 한국 사람들은 어쩔 수 없다.

유독 긴 줄을 보면, 모두 한국음식을 파는 곳이다.

칼국수, 국밥. 

수십명씩 줄을 서 있었다. 

콘서트 장 안에도 스낵코너가 있었다. 

라면과 콜라, 나쵸, 맥주를 팔았다. 

대부분 라면을 먹었다. 

우린 싸온 김밥과 콜라를 먹었다. 

덜 익은 라면과 김빠진 콜라를 먹던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눈치였다. 


두 시간의 기다림. 드디어 공연시작

관객 대부분이 중장년이었다. 

젊은 사람들은 거의 가뭄에 콩나듯 했다. 

갑자기 반대편에서 웅성거린다.

(난 시력이 좋다)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가 보였다. 

곧이어 사람들의 박수소리가 들렸다. 

반가웠다.

딸과 손녀?까지 모두 참석한 듯 했다. 


솔직히 공연은 재미없었다. 

맥락을 모르겠다. 

국악공연인지, 현대무용인지, 토크쇼인지, 자연보호 캠페인인지.

난해하진 않았는데, 지루했다. 

솔직히 시설이 아까웠다. 

좀 아는 노래가 나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캐런티가 없었을까? 가수들이 꺼렸을까?

노무현 전 대통령이 ai로 구현됐는데, 되게 어색했다. 

그래도 코끝이 찡했다. 


집에 돌아오니, 12시였다. 

오는 길에, 차에서 남은 김밥을 다 먹었다. 

(난 약간의 편집증이 있어, 남은 음식은 버리거나 먹어치운다. 남은 채로 있는 걸 보지 못한다)

피곤했지만 거실에 작은 상을 펴고, 소주 반병을 마셨다. 

왠지 그러고 싶었다. 

그냥 자고 싶지 않았다. 


작가의 이전글 소중한 사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