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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비스커스 May 14. 2024

특효약

친구의 선물

오늘은 하루 종일 머리가 아팠다. 

급격하게 우울한 감정이 들어, 약을 먹었다. 

그랬더니, 잠이 쏟아졌다. 

잠을 자도 안통이 사라지지 않는다. 

안약을 수시로 넣고, 찬물로 세수해도 계속 아팠다. 

눈의 초점도 맞지 않아 뭘 읽을 수도 쓸 수도 없었다. 

안과를 가야하나 걱정된다.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한 참 심할때, 눈이 저렸다. 

그 증상이 이어지고 있다. 

예전처럼 심하진 않지만, 그래도 잔향같이 남아있다. 

눈가가 징~하고 울린다고 하면 적절한 표현일지 모르겠다.


두통약을 먹어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신경안정제를 먹어 망설여 진다)

양구사는 친구로 부터 선물이 도착했다., 

양구 특산 막걸리라 한다.

괜찮다고, 날씨가 더워 걱정된다며 보내지 말라 했는데,

잘 포장할 거라며, 기어코 보냈다. 


그래서 결국 한 병을 땄다. 

아내가 오징어 볶음을 만들었다. 

술을 요즘 안 마시려 했는데, 성의를 생각해 마셨다. 

술을 마시니, 얼굴이 다 징하다.

그리니 딱히 눈만 징한 느낌은 사라졌다. 

여전히 잘 안보이지만, 그래도 기분은 좀 낫다.


술을 마시며 생각한다.

그렇게 나쁘게 살지는 않았구나.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나 죽을 날을 규정하면, 

오늘 하루가 더 가치있지 않을까 하고.

태어나는건 마음대로 못해도

죽는 날은 정할 수 있는 거 아닌가?

그것도 의미있단 생각이 든다. 

만일 그렇다면, 오늘 하루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영원은 어쩌면 재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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