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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비스커스 Jun 11. 2024

청년백수 이야기

추적60분

유튜브로 보던 사람이 공중파 방송에 나왔다. 

하이닉스를 그만두고, 세계여행을 떠난 남자다.

세계여행에서 돌아와, 이민을 가려 다시 외국에 나갔다. 

그리고 포기하고 돌아와, 공무원시험 준비를 2년 가까이 한다.

결국 낙방. 우울증을 겪고 아주 작은 회사에 몸쓰는 일을 시작한다.

하지만 결국 지인이 운영하던 그 곳에서도 짤린다.

지금은 백수로 마라톤을 하고 있다. 

그의 나이 38세다.

결론적으로, 그는 퇴사를 후회하는 거 같다.

이런 저런 시도와 준비로 모은 돈을 다 써 버린 거 같다.

이제 불러주는 곳 없는 나이가 됐고, 결혼도 못했다. 

특별한 기술도 없고, 경력도 없다. 

자신을 낙오자라 생각하는 듯 했다. 

그는 고민하는 거같다. 

어디서 부터 잘못됐을까? 하고.


그는 왜 방송까지 나와 자신을 노출시켰을까?

그는 백수들에게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 주고 싶었다고 한다. 

자신처럼, 조금 괜찮은 스펙의 사람도 얼마든지 백수가 된다는 걸 말해 주고 싶었던 걸까?

(대학을 언급하지 않는 걸로 봐선, 지방대가 아닐까 싶다)

어떤 위로를 주고 싶었던 걸까?

프로그램을 보는데, 뭔가 알맹이 없는 포도를 먹는 듯 했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이 하고 싶은 말이 뭘까?

딱 하나 '기본소득제' 면 이해하겠다. 

근데 전혀 그런 게 아니다.

그냥 재밋거리다. 

신기하지? 웃기지? 행복한 줄 알아? 하고 말이다.


다른 나라는 모르겠는데, 한국 사회는 궤도에서 이탈하면 낙오한다.

그 끝이 의대다.

의사는 죽음을 의미한다.

죽을 때 행복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 뜻이다.

(가치를 얘기하는 게 아니다. 수입을 말하는 거다)


시키는 대로 사는 삶에 익숙한 거 같다.

그럼 욕 안 먹고, 흉 잡히지 않는다.

'어디다니니?'

'삼성이요.'

'훌륭하구나.' 끝이다.

자랑스럽진 않아도, 눈치를 볼 필요는 없다.

한마디로 편안하다.

그곳에서 무슨 일을 하는 가는 중요하지 않다. 


난 38살의 저 남자가 그런 길을 선택하지 않았나 싶다.

좋은 회사, 세계여행, 이민, 공무원. 마라톤.

그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그 속에 있었는 지 모르겠다. 

만약 있었다면, 행복했을 거 같다. 

계속 다른 선택을 하지 않았을 거 같다.


여전히 난, 개인은 사회를 이길 수 없다고 믿는다.

아주 특별한 몇몇을 빼곤.

사회가 변하지 않으면, 개인은 변할 수 없다.

요즘 대한민국을 보면, 반도체와 자동차밖에 없다.

젊은이들이 먹고 살 길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다들 의대에 미치는 거다.

기성세대는 오직 자신들의 먹거리에만 미쳐있다. 

젊은이들이 굶어 죽던 말던 상관치 않는다.

내 자식은 내 돈 물려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장담할 수 있다. 

한국은 쇠락할 것이다.

지금의 정부는, 기성세대가 청년들에게 준 저주다.

다행인지, 문제인지 청년들이 그것도 모르고 있다.


새삼, 김대중의 벤처붐이 대단했다고 생각된다.

난 아직 그 정도의 정책을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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