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착각
난 서울대를 나오지 못했다.
나의 부모님도, 나의 형제들도 마찬가지다.
친척으로 넓혀도 서울대를 나온 사람은 손에 꼽는다.
그만큼 보기 귀하다.
(대학원과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은 아주 가까이에 있다. 한 번도 그가 똑똑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그래서 막연히 그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한 거 같다.
그게 문제였다.
그들의 미친, 바보짓을 보며 도저히 이해가 안 갔다.
정말 악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떻게 초등학교 나온 노인들과 같은 생각, 같은 행동을 할 수 있지?
늙으면 뇌가 퇴화된다던데, 그래서 저 똑똑한 사람들이 바보짓을 하는 건가?
그럼 우린 정신병자들한테 나라를 맡기고 있는 건가?
명품 백을 받아도 괜찮고, 이제 산유국도 된단다.
세계에서 제일 큰 회사들 대부분은 정유계열이다.
근데 1인 회사가 그들보다 낫다?
수많은 서울대 출신들이 그렇게 믿는다.
그리고 수많은 초등학교 졸업생들이 따른다.
거짓말을 하거나, 악한 것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나의 착각이었다.
둘 다 덤앤더머다.
왜 서울대를 나오면, 왜 외국명문대를 나오면
다 똑똑하다 생각했을까?
바로 내 옆에 있었는데도 말이다.
아직도 난 구태의연한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들은 그저 시험을 잘 치른 애들이었을 뿐이고,
부모를 잘 만난 복일 뿐이다.
다만 언론과 정부가 그들을 특별하게 만들고 있을 뿐이다.
편하게 지배하기 위해서.
그들이 편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추신: 내가 손빠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그는 대학을 나오지도 않았다.
하지만 난 그처럼 인터뷰를 잘하는, 현명한 사람을 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