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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앤 더머

나의 착각

by 히비스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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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서울대를 나오지 못했다.

나의 부모님도, 나의 형제들도 마찬가지다.

친척으로 넓혀도 서울대를 나온 사람은 손에 꼽는다.

그만큼 보기 귀하다.

(대학원과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은 아주 가까이에 있다. 한 번도 그가 똑똑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그래서 막연히 그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한 거 같다.

그게 문제였다.

그들의 미친, 바보짓을 보며 도저히 이해가 안 갔다.

정말 악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떻게 초등학교 나온 노인들과 같은 생각, 같은 행동을 할 수 있지?

늙으면 뇌가 퇴화된다던데, 그래서 저 똑똑한 사람들이 바보짓을 하는 건가?

그럼 우린 정신병자들한테 나라를 맡기고 있는 건가?


명품 백을 받아도 괜찮고, 이제 산유국도 된단다.

세계에서 제일 큰 회사들 대부분은 정유계열이다.

근데 1인 회사가 그들보다 낫다?

수많은 서울대 출신들이 그렇게 믿는다.

그리고 수많은 초등학교 졸업생들이 따른다.

거짓말을 하거나, 악한 것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나의 착각이었다.

둘 다 덤앤더머다.

왜 서울대를 나오면, 왜 외국명문대를 나오면

다 똑똑하다 생각했을까?

바로 내 옆에 있었는데도 말이다.


아직도 난 구태의연한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들은 그저 시험을 잘 치른 애들이었을 뿐이고,

부모를 잘 만난 복일 뿐이다.

다만 언론과 정부가 그들을 특별하게 만들고 있을 뿐이다.

편하게 지배하기 위해서.

그들이 편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추신: 내가 손빠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그는 대학을 나오지도 않았다.

하지만 난 그처럼 인터뷰를 잘하는, 현명한 사람을 보지 못했다.


https://youtu.be/S5xHm1IeB54?si=V0NDz8SgB3OhmKc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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