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처가에 검사가 한 명 있다.
y대 로스쿨을 나왔다.
굉장히 어려운 집 안인데, 공부를 잘해 출세한 케이스였다.
물론 어려워 진건, 부모가 다단계 사기범이기 때문이었다.
혼자만이 아니라, 집안 전체를 말아먹은 모양이었다.
물론 처가도 약간의 손해를 입은 듯 했다.
장인이 워낙 돈도 없고, 소심하기도 해서 피해가 적었다.
로스쿨을 나와, 검사로 임용됐다.
인사차 들렀는데, 난 좀 놀랐다.
아직 첫 월급도 받지 않았는데, 흰색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몰고 왔다.
그때는 제너시스가 출시하기 전이었다.
에쿠스 바로 밑이라 보면 맞을 것이다.
그 차는 마치 백마처럼 보였다.
부모는 사기처서 찢어지게 가난하게 사는데, 어떻게 저 차를 뽑을 수 있지?
내 사고론 놀라웠다.
무슨 돈으로 산 거지?
문제는 아무도 그 상황에 토를 달지 않았다.
장인, 장모는 자기 일이 아닌데도, 연신 미소를 지으며 자랑스러워 했다.
혹시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었을까?
검사의 아버지가 자신들의 돈을 떼 먹은 사실은 까맣게 잊은 듯했다.
자식이 검사가 되자, 사기꾼은 의기양양했다.
되게 웃기는 광경이었다.
그 후, 2년쯤 지났다.
그 검사가 아버지한테, 일을 그만 두라고 했다고 한다.
부모는 포장마차를 하고 있었다.
결국 포장마차를 접고, 어머니는 손주를 봐주러 압구정으로 가고,
아버지는 지방에서 아파트 경비를 한다.
주말부부도 아니고, 그냥 일년에 얼굴 몇 번 보는 사이가 된 것이다.
검사는 임용되자마자, 의사 아내를 얻어 누구 돈인지 모르지만 강남으로 갔다.
검사의 형은 고졸이다.
가족이 함께 살았는데, 이제는 모두 따로 산다.
온 가족의 희생으로 이뤄낸 참 아름다운 모습이다.
돈을 많이 벌면, 돈으로 보상하겠지.
그럼 각자 그 돈으로 따로 따로 쓰면서 살겠지.
근데 검사가 무슨 수로 돈을 많이 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