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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형 외톨이

미생

by 히비스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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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 심리학자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만약 욕망이 없다면, 일할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겁니다' 라고

이미 우린 충분한 식량을 가지고 있다.

추위와 더위를 피할 방법도 안다.

자손을 퍼뜨릴 기회도 있다.

솔직히 대한민국은 살기 괜찮다.


근데, 다 죽겠다고 난리다.

왜그럴까?

욕망때문이다.

우월하진 못해도 최소한 비슷해 지고 싶다.

손가락질, 업신여겨지지 않을 정도의 삶을 욕망한다.

그냥 평균정도의 삶.

중형차, 서울의 아파트, 대기업, 인서울 대학 등등.

물론 이건 솔직히 무의미한 말이다.

거의 수천년을 이어온 생각인데, 어떻게 고치겠는가?

못한다. 아니 용납하지 않는다.


아마 죽겠다는 소리가 기득권층에겐 노랫소리로 들릴 것이다.

'제발 일시켜 주세요'로 들릴 테니까.

'지금 행복해요, 충분해요' 란 말은 아마 가장 끔찍한 경고음으로 들릴 것이고.

배고파도 일을 하지 않으면, 그들은 국민들의 목에 쇠사슬을 채울 것이다.

그게 노예다. 그게 노비다.


난 만들어진 개념을 믿고 따른다.

그게 전적으로 옳다고 여긴다.

아닐 수 있다고, 의심하지만, 두렵다.

내가 용기없음은, 전적으로 부모님과 형제 탓이다.

실패해도 된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거의 없다.

실패는 끝이라고 느꼈다.


히키코모리라 늘어난다고 한다.

나이를 따지지 않는다고 한다.

왜 일까?

분석은 '실패를 두려워하기 때문' 이라고 한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실패 후 따라오는 비난이 힘들기 때문이다.

'왜 성적이 이 모양이니' '왜 취직을 못했니' '왜 결혼을 안 하니'

'왜 애가 없니' '왜 이혼했니' '왜 일을 그렇게 못하니'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니'


비난은 내 일을 남에게 전가시켰는데, 결과가 불만족스러울때 생기는 감정이다.

저 모든 게. 내 일이고 내 욕심이다.

근데 남이 내 일을 제대로 안 줘서서 화가 나는 것이다.

억울한 비난을 받은 사람은 일을 그만 둔다.

그럼 일이 돌아가질 않는다.

그가 참고 계속 욕을 먹으며 자신의 뼈와 살을 갈아 일을 하길 바란다.

그래서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좋은 차 갖고 싶지 않아?' '멋진 집에 살고 싶지 않아?'

'욕 덜 먹고 싶지 않아?'


내가 만약 지금 누군가를 비난하고 있다면, 내 일을 남에게 시키고 있는 것이다.

제대로 가르치는 것도 일이다.

우리 사회가 비난을 멈추지 않은면,

자신의 일을 전가하지 않으면,

히키코모리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자신의 성공을 확인하는 방법이 뭘까?

성공하지 못한 사람을 괴롭히고 하대하는 일이다.

성공한다고 하루 네끼 먹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매 순간 하루에 수십번 타인을 괴롭힐 수 있다.

그 맛에 성공하려 하는 거 같다.


기성 세대의 가장 추악한 면은, 뻔뻔한 태도에 있다.

'월드컵 못 나가면 누가 책임질 겁니까?'

국민이 필드에서 공차니?

유튜버가 선수들에게 작전 내리니?

이 멍청아, 그건 니가 할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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