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안 온다.
목욕탕에 갔다.
돈이 아까워. 1시간을 채우고 싶었다.
막상 온탕에 들어가니, 답답했다.
15분쯤 있다 냉탕으로 옮겼다.
냉탕은 차가웠지만, 사람이 없어 좋았다.
심장마비 걸려, 벌거벗은 채 실려 나갈까봐
하반신만 담근 채, 서 있었다.
그렇게 10분이 넘으니, 또 지루했다.
간혹 냉탕에서 수영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방으로 물을 튀긴다.
난 대신 왔다갔다한다.
나름 아쿠아로빅이다.
그러다 누가 들어오면, 가만히 서서 스트레칭을 한다.
어제는 한다리 서기를 했는데, 바닥이 타일이라 미끄러졌다.
발목이 삐끗했다. 다행히 넘어지지는 않았다.
그렇게 집에 왔는데,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아프다.
점점 더 아프다.
스프레이 파스를 여러 번 뿌렸다.
그만그만 했다. 버틸만 했다.
밤이 되어 잠자리에 드는데, 잠이 안 온다.
발목이 더 아프다.
조심히 일어나, 거실로 나갔다.
예전 처조카가 일본 여행 중 사온 동전파스를 세개 붙였다.
그리고 소파에 누웠는데, 여전히 아프고 잠이 안 왔다.
아내의 코고는 소리가 간간이 들린다.
아파서 잠이 안 오는지, 불안해서 잠이 안 오는 지 모르겠다.
결국 신경안정제를 한 알 먹었다.
이게 물을 충분히 먹어야지, 혀에 남아있으면 아주 쓰다.
그렇게 다시 소파에 누웠다.
나도 지구의 일부인데, 우주의 일부인데, 죽으면 다시 하나가 되는데.
뭐가 그렇게 무서울까?
문득, 화장으로 태워지는 게 아니라. 아무도 없는 땅바닥에서 썩어지길 바란다.
정말 하나가 되면, 덜 무서울 거 같다.
그럼 초라한 내가, 지구와 우주가 될 수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