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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티브

어차피

by 히비스커스

어차피 인생은 정해져 있다.

마음먹기 나름이란 말은 헛소리다.

그 마음도 유전적 힘이 크다.

우물 안의 개구리란 속담이 있다.

그 개구리한테 아무리 설명해도

더 넓은 세상을 이해시키지 못한다.

그 개구리한테,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떠든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오히려 우물 벽을 기어 올라갈 체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잘 먹어야 한다.

당근, 먹이를 던져주는 게 더 나은 방법이다.


기회만 주곤, 너도 해봐.

라고 말하는 건 놀리는 거고 기만이다.

이런 이런 교육이 있습니다.

찾아가 배우세요. 라고 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세상은 의미없고, 한심하고, 치졸하다.

한 꺼풀만 벗기면, 정말 살고 싶지 않은 풍경이다.

대부분의 삶은 치열하다 못해 처절하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

아침에 해가 뜨니까.

정말 아름다우니까.

인간이 추악할 뿐이다.

내 마음이, 내 기분이 추악할 뿐이다.

내 마음을, 내 기분을 조절할 순 없다.

그냥 그런 거다.

나머진 다 개소리다.


다만, 그래도 유일한 탈출구는

로또가 아니라, 포지티브다.

긍정.

그게 똥통에 빠진 사람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요즘, 영화 '퍼펙트데이'의 히라야마의 모습이 자꾸 생각난다.

공중화장실을 열심히 닦던.

그는 인간을 극도로 꺼려한다.

한마디 말도 안 건다.

그저 자신의 시간을 영위한다.

시간 속에 있는 자연과 나를 느낀다.

행복을 느낀다.


난 감독이 대단한 주제로 이 영화를 찍었다고 생각치 않는다.

배우가 엄청난 걸 표현하려 했다고 생각치도 않는다.

다만 디테일을 넣으려고 했던 거 같다. 순간 순간.

그게 더 좋다.


똥통에서 하늘을 본다.

뭘 할 수 있을까?

좋은 생각뿐.

그리고 기어올라가자.


https://youtu.be/pHLiuM6AEes?si=uktFX_NuW-dSLb0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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