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긴데?
형편없이 망한 영화다.
10억 정도의 저예산 영화다.
스타배우가 나오지도 않는다.
근데 난 어떤 면에선, 파묘보다 낫다.
나에게 파묘는 웃기지도, 무섭지도, 슬프지도, 독창적이지도 않다.
솔직히 뭔지 모르겠다. 공갈빵같다.
반면 이 영화는 몇 번 웃었다.
신현준이 연기를 잘 했다.
특히 바지에 오줌 싼 후 울먹이는 연기는 정말 웃음을 참을 수 없다.
사실 웃음의 거의 전부는 신현준이 나오는 씬이다.
다른 역은 거의 의미도 역할도 없다.
이 영화가 망한 이유는, 스스로에게 있다.
완전히 병맛으로 갔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돈 낸 관객들, 웃겨주겠다는 일념으로 정진했으면 어땠을까?
하지만 이 영화는, 안전한 익숙한 길을 택했다.
정말 뻔한 이야기.
나름 작법공부를 한 모양이다.
아빠 딸의 갈등.
아들과 엄마와의 관계
그리고 그걸 억지로 풀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
문제는 다 작위적이다.
이럼 노인들이 좋아할 거야.
이럼 감성적인 사람들이 다 울거야.
이럼 애들이 호응할거야.
한마디로 아주 보수적인 영화다.
영화는 진보에 가깝다.
성공한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기생충, 파묘 등등.
물론 국제시장, 연평해전 같은 영화도 있다.
문제는 그 영화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큰 자본이 투입된 사실이다.
선전, 볼거리, 어쩜 동원? 등등.
난 이제 이런 영화는 더 설 자리가 없다고 본다.
영화표 값이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영화표를 공짜로 회사나 단체에서 주지 않는 이상.
(노스페이스를 만든 영원무역은 사장이 직원들에게 이승만 나오는 영화표를 공짜로 준 거 로 알고 있다. 직원을 머슴이나 노비로 아는 듯 하다.)
사실 이젠 줘도 안 본다.
그 만큼 삶이 팍팍하다.
어쩜 이제 전국민이 하루 한 끼 먹는 일이 생길 거 같다.
그래야 돈을 아끼고, 그래야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대출이자에 짓눌려 이런 삶을 사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왜 살까?
빚을 갚기 위해서?
이전 세대는, 자식을 키우기 위해 부모를 부양하기 위해 살았다.
그게 행복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자식 결혼에 예민한 거다.
지금은? 퇴색한 거 같다.
부모도, 자식도 다 귀찮다.
나 자신도 귀찮다.
그래서 웬만한 영화보다 자연인이 더 재밌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