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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죽는다.

송대관

by 히비스커스

얼마 전, 가수 송대관이 죽었다.

다행히 자살은 아니었다.

마지막까지 빚을 갚으려 노력했던 거 같다.

물론 그의 나이를 생각하면, 아주 특별한 일은 아니다.

여든에 가까웠으니.

막말로 좋은 시절은 다 보냈다.

억울할 것도 없다.


다만, 그는 죽을 때까지 고생했다.

물론 난 잘 모른다.

그가 일을 즐겼는지, 힘들어 했는지.

노래야, 선수니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진 않았을 거 같다.

문제는 체력이다.

지방횅사를 뛰려면 하루에도 몇 십킬로를 이동해야 했을 것이다.

몇일 전, 처가인 서울을 갔다오는데 피곤했다.

움직일때는 몰랐는데, 집에 오니 맥이 풀렸다.

다음 날은 후유증이 더 컸다.

그는 매일 이렇게 보냈을 것이다.

아니 훨씬 힘들었을 것이 분명하다.


기사에선 아내가 부동산투자를 잘 못해 수백억의 빚이 생겼다고 한다.

난 꼭 그렇게 보지 않는다.

아내는 분명 그에게 부동산도 보여주고, 전문가와 만나게도 했을 것이다.

그리 큰 돈이 드는데, 확신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하물며 노트북을 하나 사는데도, 이리 저리 물어 보는데


어쨌건, 부도가 난 그는 알거지가 됐다고 한다.

잘곳도 없어지고.

tv에서 본 그의 집은 참 호사스러웠는데.....

그는 거의 매일 걷는다고 했다.

버스를 타고, 걷고 또 걷고

그럼 잡생각이 달아나기 때문이었을까?

원망이 사라지기 때문이었을까?

아님 정신과의사가 권해서 일까?

그것도 아니면, 빚을 갚기 위해 체력이 필요해서 일까?

어쩌면 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기 때문일까?


내가 여기에 글을 쓰는 이유도 같은 맥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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