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치료
처음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았다.
다들 그렇지만, 정신과를 가기란 만만치 않다.
예전, 패소했을때 친구가 권유한 적 있다.
한의사였는데, 치료도 받고 기록을 남기면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난 그때, 어딜 나갈 정신적, 육체적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오늘,
난 정신과 의사를 만났다.
물론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대충 알고 있었고
구구절절 헛소리를 하면
시간낭비란 사실도 인지하고 있었다.
내가 의사의 입장이라면,
매일 이런 개인사를 듣는데 염증이 나지 않을까?
그래서 난 증상만 말하기로 결심했다.
의사는 내가 생각한 거 보다
더 심드렁했다.
물론 개인사도 물어봤지만, 난 짧게 대답했다.
그는 약물을 권했다.
난 약 복용을 원치 않는다 말했다.
약기운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난처한 표정을 짓던 그는
맞는 약을 찾으면 괜찮을 거라고 알려줬다.
그리고 약간의 검사를 했고
난 일단 생각해 보겠다고 한 후
집으로 왔다.
심리상담은 약을 안 주고
정신과는 대화를 안 한다.
맥주 한 잔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