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사라질 시간 그리고 운동화로 지나온 시간
어릴 적 내가 처음 신었던 운동화 브랜드는 컨버스였다.
깔끔하고 디자인도 무난해서 어디에나 어울렸지만,
솔직히 겨울엔 너무 추운 신발이었다.
여름엔 좋았지만, 비 오는 날이나 눈 오는 날엔 최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신발을 신고 싶었다.
신고 싶은 마음보다는 사달라는 말이 너무 힘들었다.
그때의 나는 운동화를 사달라고 말하는 게 왠지 미안했다.
주변 친구들은 나이키나 조던 같은 더 비싼 운동화를 신고 다녔지만,
나는 컨버스를 1년 내내 신고 다녔다.
지금 돌이켜보면, 교복에 컨버스만큼 잘 어울리는 신발도 없었던 것 같다.
그 시절의 나에겐 그것만으로 충분히 멋있었다.
세월이 지나면서 운동화를 고르는 기준이 바뀌었다.
이젠 예쁜 신발보다 편한 신발을 먼저 찾게 된다.
브랜드보다 중요한 건, 내 발에 맞는가
그리고 하루 종일 서 있어도 편안한가이다.
요즘 내가 자주 신는 건 아식스 조그와 호카오네오네다.
두 신발 다 발이 편하고, 오래 걸어도 피로감이 적다.
특히 호카오네오네는 굽이 있어서
키가 작은 내게 약간의 자신감을 더해준다.
물론, 편한 신발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신발은 분명 중요하다.
서 있는 시간이 많은 직업이라면 쿠셔닝이 좋은 신발이 필요하고,
하루 대부분을 걷는 사람이라면 가벼운 소재와 통기성이 중요하다.
신발은 단순히 발을 보호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그 안에는 우리의 생활 방식, 취향, 그리고 생각의 방향이 담겨 있다.
나이와 함께 변해가는 기준 속에서,
운동화는 여전히 나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언어다.
신발도 하나만 신어보는 게 아닌 다양하게 보는 것보다 경험
해보는 것이 중요한 거 같다. 게다가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성장과정까지 한번 관심을 가져본다면 , 패션에 대한 자세가
훨씬 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