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쯤 빼먹어도 되지 않을까?

2026년 4월 8일

by HWP

이미 지나가버린 일이라 돌이킬 수 없지만 하루를 놓쳤다는 자책감과, 그 하루를 메우기 위해 무언가를 더 잘 써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동시에 밀려왔다. 생각해 보면 ‘매일 쓴다’는 것은 단순히 시간을 확보하는 문제가 아니라,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일에 더 가까운 것 같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 매일 일정한 리듬으로 나를 꺼내보는 행위. 그런데 나는 그 리듬을 만들기도 전에, 완성도와 의미를 먼저 따지고 있었던 건 아닐까.


매일 쓰기로 작심하고 연재를 시작했는데 매일매일 콘텐츠를 생산해 낸다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더군. 정해진 시간에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자판에서 글자를 생성해 스크린에 나타나도록 하는 것이 의외로 어려운 일이더군. 깜박하고 하루를 다 보내버리고 저녁 무렵에야 부랴부랴 뭔가 끄적거려서 연재하는 것을 의도했던 것이 아니다 보니 쓸거리를 찾고 다듬어서 포스팅을 만들어내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이번 주 월요일은 킨텍스 현대백화점에서 브리지 강의를 하고 저녁에 브리지 수업을 들을 때까지 여유시간이 있었지만 포스팅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다른 일을 처리하는데 시간을 소모했다. 9시가 넘어 집에 도착하여 잠자리에 들 때까지 남아있던 몇 시간도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을 하느라 글을 쓰지 못했다. 어제 아침에서야 매일 연재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 생각났지만 이미 지나가버린 일...


그래서 어쩌면 놓쳐버린 하루는 실패라기보다 하나의 신호일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방식으로는 지속할 수 없다는 신호. 매일 완성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 대신, 매일 ‘흔적’을 남기는 것으로 기준을 낮춰야 할지도 모른다. 단 몇 줄이라도, 완결되지 않은 문장이라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설득해야 할 것 같다.


돌이켜보면 바빴던 월요일도, 정신없이 흘러간 하루도, 사실은 충분히 글이 될 수 있는 재료들이었다. 다만 그것을 ‘글감’으로 바라보지 않았을 뿐이다. 강의를 하며 느낀 순간들, 이동하는 사이의 생각들, 저녁 수업에서의 작은 깨달음들. 그것들을 붙잡지 못하고 흘려보낸 것이 아쉬울 뿐이다.


어떤 공백을 메우려고 애쓰기보다는, 오늘의 한 줄을 써보는 게 더 나은 선택일지도 모르겠다. 매일 완벽하게 쓰는 사람이 아니라, 매일 조금이라도 쓰는 사람이 되는 것. 그 차이가 결국 이 연재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느냐를 결정하게 될 테니까...


그래서 오늘은 미리 남겨본다. 오늘의 포스팅은 이미 올렸지만 잃어버린 하루에 대한 회한과 죄책감에 밀려 내일의 포스팅을 미리 저장해 둔다. 이러면 바쁘게 돌아갈 내일 하루는 죄책감 없이 보낼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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