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동의 역사 1
조선시대에 금호, 옥수 지역은 도성 밖 동호지역에 두 물이 만나는 곳이라는 뜻을 가진 두뭇개, 두물개 또는 한자로 두모주, 두모포라는 지명으로 불렸다는 것이 동국여지승람과 연산군일기에 등장합니다. 연산군일기에 보면 '왕이 금표 안길을 따라 두모포(豆毛浦)에 놀이 가는데 이때 1000명의 궁녀가 뒤따랐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때의 두모포가 지금의 금호, 옥수동 일대가 됩니다. (그나저나 의자왕도 아닌데 왕의 놀이에 궁녀가 1000명이나 따라갔다니...연산군의 치세를 보여주는 일화 같네요)
이름만 보면 꼭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경기도의 양수리를 뜻하는 두물머리가 연상되기도 하지만 이곳은 중랑천이 한강으로 흘러들어 가면서 두 하천이 만나는 곳이라 하여 비슷한 이름이 붙은 것입니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당시에는 응봉동, 금호동, 옥수동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지역으로 묶여 있었으며 20세기에 들어와 각각 분리가 된 후에도 옥수동은 1936년까지는 두모리라는 이름으로 불린 것으로 기록되어 있어요.
두모리라는 이름은 이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나마 사진에서 보이는 서빙고동에서 금호동으로 이어지는 강변북로와 나란히 달리는 길에 "두무개길"이란 이름이 남아있었고 이 이름을 기억하는 분들도 계실 텐데 2010년 도로명 주소가 도입되면서 두무개길이 일부는 서빙고로로, 일부는 뚝섬로로 편입되면서 길 이름은 사라지게 되었다고 하네요. 저는 사실 이 길을 아직도 두무개길로 부르고 있었는데 지도에서는 그 이름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 길에 있는 다리와 터널에 '두무개다리'와 '두무개터널'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어서 그 이름은 아직 남아있습니다.
두무개 터널은 낮에도 밤에도 지날 때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싶어지는 서울의 예쁜 길 중의 하나입니다. 보도 없이 차도만 있는 길이라 걸어서 지나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차로 지나다가 멈추고 싶은 충동이 일어도 멈출 수 없으니 아쉽지만 혹시 차가 많지 않은 시간에 지나가게 된다면 천천히 달리며 이 길의 매력을 느껴보시길 권해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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