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교육 성찰보고서
대학원에 오기 전 3년 정도 매주 비대면으로 선생님들과 만나 들뢰즈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덕분에 레지오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 들뢰즈라는 사람을 들었다.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기는 하지만 이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들뢰즈와 가타리를 통해 유아교육 읽기, 어린이에게 귀 기울이기, 들뢰즈와 내부작용 유아교육 등등 여러 책을 읽으며 들뢰즈를 만났지만 여전히 책이 어렵고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명확하게 알 수 없어 답답한 마음이 존재했다. 누가 명쾌하게 알려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들뢰즈의 사상이 좋다는 것도, 유아교육의 중심인 놀이중심 교육과정에 근간이 되는 것도 알겠는게 그래서 내가 어떻게 무엇을 더 하면 좋을지 정확하게 알 수 없음이 아쉬웠다. 책을 읽고 현장에서 아이들과의 교육과정에 놀이에 적용하기도 했지만 더욱 더 실현시키고 싶었다. 그랬던 내가 대학원에 와서 유아교육 철학수업을 듣게 되었다.
들뢰즈 사상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지 이를 철학이라는 하나의 장르로 놓고 보지 않았다. 그에 나의 철학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보다는 나와 너, 우리에 대한 존중을 이루어가는 교실을 만들고 싶다는 나의 교육관만 공고히 하였다. 나의 교육과정 속에 내가 아는 것을 녹여내는 중이었다. 대학원에 와서 이를 철학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는걸 알게 되고 철학 수업에 빠져들었다.
철학 수업을 들으면서 들뢰즈를 만나보니 이를 명확하게 하려고 했던 내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코 딱 떨어지게 정의할 수 없는 철학이었다! 고구마를 먹다가 사이다를 마신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런 점에서 들뢰즈가 더 좋았다. 확실하지 않음이 과정 자체를 존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에 존중 한 스푼을 깊게 떠주는 들뢰즈에게 빠져들면서, 동시에 듀이를 만났다. 듀이는 내 시점에서 이상적인 들뢰즈보다 현실적인 교육을 이야기하는 사람이었는데 듀이를 통해 교육에 대한 고찰을 할 수 있었다. 교육과정, 교육, 교과, 흥미, 경험, 유아교육에서 빠질 수 없는 단어들로 교육을 이야기하고 우리를 설득하는 듀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의 학창시절, 교사로서의 나, 내가 만난 유아들, 우리가 함께한 교실과 교육과정, 대학원에 학생으로서 있는 나까지 여러 관점에서 나를 만났다. 책을 읽으며 느꼈던 나를 만나보고자 한다.
철학 수업을 통해 나는 많은 것을 알게 되기도 했지만, 그보다 나 자신 스스로에게 깊이 질문하게 되었다. 명확한 정의를 내려야 안심이 되던 나에게, 들뢰즈는 질문 자체를 살아 있게 만들었고, 듀이는 그 질문이 교실이라는 현실 안에서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아이들과의 매일이 결국 철학이라는 생각이 든다. 놀이 속에서, 갈등 속에서, 함께 웃고 안아주는 그 순간들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교육의 본질을 마주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묻고 있다. 이 아이에게 지금 이 경험은 어떤 의미일까? 나는 교사로서 무엇을 듣고, 무엇을 놓치고 있는 걸까?
이제 나는 교육을 ‘무엇을 할 것인가’의 계획보다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의 태도로 바라보게 되었다. 들뢰즈와 듀이, 그리고 이 수업을 함께한 모든 사유의 조각들이 내 안에서 천천히 이어지고 있다. 여전히 완성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변이될 나만의 철학. 그것이 흔들리지 않도록, 나는 오늘도 나의 교실에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나의 질문을 걸어두려 한다.